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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외계생명체 탐색 작업 나선다

중앙일보

입력

우주에는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별이 있고, 그 중에 지구와 같은 환경을 가진 행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 곳에는 사람처럼 지능을 가진 외계 생명체가 있을 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그들도 지능을 가진 생명체를 찾기 위해 자신들을 알릴 신호를 우주로 발산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이 외계 생명체가 보낼지도 모를 신호를 탐색하는 작업에 나선다. 미국을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는 외계 지적 생명체 탐색(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사업과 같은 것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은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 등과 공동으로 ‘SETI코리아’ 사업을 펼치기로 하고, 17일 서로 협약을 했다.

외계인의 신호는 서울 연세대와 울산대, 제주 탐라대에 한국천문연구원이 설치해 운영 중인 지름 21m 전파망원경 3대가 잡는다. 전파 망원경에는 평상시에도 수많은 우주 전파가 포착되기 때문에 그 중에 의미 있는 신호를 가려내는 게 중요하다. 이 작업은 SETI코리아에 회원으로 가입할 사람들의 개인용 컴퓨터가 쉴 때를 이용해 한다. 엄청난 데이터라고 해도 수많은 개인용 컴퓨터가 조금씩 나눠 분석하면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종의 인터넷으로 연결한 분산 컴퓨터 계산 방식이다.

그 동안 전파망원경이 잡은 우주 전파는 일부 천문학 연구용으로 사용한 뒤 일정시간이 지나면 폐기했다. 방대한 데이터를 보관할 저장공간도, 필요성도 없었기 때문이다. SETI코리아 사업으로 그 데이터들의 효용성이 커지게 됐다. 미국 SETI의 경우 ‘SETI@HOME’에 약 85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해 외계인 신호 탐색에 나서고 있다.

SETI코리아 조직위원회의 공동위원장은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 등 세 명이 맡았다. 명예위원장에는 원로 천문학자인 조경철 박사가, 사무국장에는 연세대 천문대 이명현 박사가 임명됐다.
SETI 코리아는 대전에서 10월에 열릴 국제우주대회(IAC) 때 공상과학 컨벤션 형태로 공식 행사에 참가한다. 이 행사에는 공상과학 만화가들이 대거 참여하며, 영화 ‘콘택트’의 실제 주인공인 여성 천문학자 타터(Tarter) 박사, 외계 생명체 방정식의 주인공 드레이크(Drake) 박사 등 SETI 전문가들도 초청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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