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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휘청거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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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도쿄 = 이철호 특파원.외신종합]인도.파키스탄의 핵실험 강행과 한국의 노동계 파업, 일본 경제의 경기후퇴 등으로 인해 각국 증시가 동반 하락세를 보이고 엔화가치가 지난 91년 7월 이후 최저치로 밀리는 등 아시아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다.

아시아 지역의 정치.경제적 혼란이 일본과 다른 나라의 통화가치.주가 약세를 초래하고, 이것이 다시 위기를 확대 재생산하는 악순환을 낳고 있다.

즉 엔화 약세가 ^아시아 각국의 통화가치를 하락시키고^이는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하로 이어지는 한편 파키스탄과 인도에 대한 경제제재가 이들 국가의 모라토리엄 (대외지불유예) 을 야기, 환란을 겪고 있는 한국.인도네시아.태국 등에 다시 타격을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엔화가치는 29일 도쿄 (東京) 외환시장에서 한국의 총파업에 이어 파키스탄의 핵실험 강행으로 아시아 위기가 심화될 것을 우려, 한때 달러당 1백39.20엔으로 급락해 6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마감시세는 전날보다 달러당 1.57엔 떨어진 1백38.70엔이었다.

이날 발표된 4월중 실업률이 60년대 이후 사상 최고인 4.1% (3월중 3.9%) 로 치솟고 경기실사지수가 계속 하락하는 등 일본 경제 내부의 악재까지 겹쳐 엔화.주가.채권값이 모두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이 재현됐다.

일부 경제전문가들은 미.일 경제의 체력 차이와 아시아 위기증폭 등으로 인해 엔화가치는 향후 약세 행진을 계속해 달러당 1백50엔대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호리우치 미쓰오 (堀內光雄) 일본 통산상은 "파키스탄의 핵실험에 따른 아시아 경제의 불안이 달러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 고 밝힌 뒤 인도.파키스탄에 대해 강도높은 제재조치가 불가피함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파키스탄의 카라치 증시에서는 핵실험 강행을 예측한 투자자들이 미리 '팔자' 공세에 나서 이번 주중 (28일은 휴장) 주가지수가 13.7%나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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