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약고 인도]주변국 핵무장 가속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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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도의 기습적인 핵실험에 이어 인도.파키스탄 접경지역인 카슈미르에서 격렬한 포격전마저 발생, 서남아시아에 군사적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인도 국방부 소식통은 26일 인도군과 파키스탄군이 영유권 분쟁으로 갈등을 빚어온 카슈미르의 접경지역에서 야포와 박격포를 동원한 대규모 포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또 인도군은 직접적인 군사충돌에 대비, 병력을 증강배치했으며 파키스탄도 접경지대 주민들을 무장시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도의 핵실험으로 빚어진 서남아시아의 긴장상태는 26일의 카슈미르 포격전을 통해 한층 더 높은 군사적 긴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인도는 최근 파키스탄에 '친선 아니면 전쟁' 을 택하라고 경고하는 등 힌두 민족주의 정당인 인도인민당 (BJP) 이 집권이래 강경한 태도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또 1백15만명에 달하는 군사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또 다른 국경분쟁 대상국인 중국을 겨냥, 군비확충에 나서고 있다.

실제로 인도는 최근 파키스탄 전역은 물론 중국까지 사정권에 포함시키는 신형 '아그니' 탄도미사일을 개발, 중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파키스탄도 핵실험 추진과 함께 전략무기 등 군비확충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26일 미 정보관계자의 말을 인용, 파키스탄이 정부의 명령이 내려질 경우 수시간내에 핵실험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는 상태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는 당시 총리 줄 피가르 알리 부토가 "풀을 먹더라도 핵폭탄을 만들겠다" 는 공언을 할 만큼 파키스탄인들의 공통된 염원이기도 했다.

서방의 경제제재를 우려, 핵실험을 보류하고 있는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서남아시아와 인접한 이란과 이라크, 나아가 이스라엘 등도 모두 핵개발에 뛰어드는 이른바 '핵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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