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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의견]특목고 법정비후 영재학교로 전환 바람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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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현대는 두뇌와 정보의 시대다. 첨단 과학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고도화.집약화되고 새로운 기술과 이론을 창출해낼 수 있는 최고급 두뇌경쟁이 치열하다.

이같은 정보화시대에 우리의 국제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영재교육의 활성화다. 이에 따라 정부는 83년부터 과학고와 외국어고에서 전문교과과정을 운영하면서 2천여 특수재능아들의 잠재력을 최대로 계발하려고 시도했다.

하지만 현재 이들 학교에서는 창의적인 전문가를 길러내는 것이 어렵다. 학벌중시 풍조, 일반고 교육과정에 기초한 수능시험, 학교의 수준차를 고려하지 않고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대입 전형방법 때문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학생들이 지난해 자퇴의 길을 택했다. 문제해결의 핵심은 특정 영역의 뛰어난 재능을 측정.평가하고 그 결과를 입학전형에 반영하는 것이다.

현행 수능이나 내신성적은 주로 일반 교육과정에 포함된 기초개념 및 기능의 이해와 숙달정도를 평가한다. 대단히 뛰어난 영재들은 이런 평가방법으로는 가려낼 수도, 길러낼 수도 없다.

현행 수능시험과 내신성적 반영방법으로 일반고 교육이 정상화되고 사교육비는 절감될지 모르나 치열한 국제경쟁을 극복해낼 정보.아이디어.지식을 생산할 우수 두뇌는 사라진다.

특수재능아를 발굴하기 위해 각 대학은 특정 영역의 경시대회나 방학캠프를 개최해 그 결과를 대학입학 전형에 반영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또는 다양한 경시대회 결과를 입학전형에서 반영할 수도 있다.

과학고와 외국어고 졸업생 등 특정 영역에서 특별히 뛰어난 재능아에 대한 대학입학 정원을 별도로 두어 선발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영재학교' 를 새로운 학교의 범주로 신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미 지난해 영재교육진흥법안이 정기국회에 제출돼 현재 계류중이다.

이 법이 시행된다면 전국 과학고.외국어고와 이에 준하는 여러 학교중 학생선발.교육과정의 적용.교육시설 등 측면에서 영재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학교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조석희 (趙夕姬) 한국교육개발원 영재교육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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