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인터넷 참배 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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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5월 영령들이시여, 지금 통로를 찾기 힘든 미로에 빠져 있는 저희를 부디 굽어살피소서. " 5.18민주화운동 18주기를 맞아 인터넷에 개설된 '5.18 온라인 참배 사이트' 에 국내외 네티즌들의 참배 열기가 뜨겁다. PC통신 동호인 모임 빛고을정보공동체 (회장 朴仁培)가 지난 7일 인터넷에 개설한 이 사이트 (www.518.org.)에는 희생자들의 고귀한 넋을 추모하는 네티즌들의 온라인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많은 방문객들은 추모 게시판에 "오늘의 어려운 현실을 5.18정신의 계승을 통해 극복하자" 는 다짐의 글을 많이 올렸다. "매년 5월이면 망월동 묘역을 방문, 일년을 반성하며 삶의 자세를 다잡곤 했는데 올해는 인터넷 참배로 대신한다" 는 한 방문객은 "영원한 불꽃으로 살아 우리를 비춰달라" 고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80년 4월30일 광주를 떠나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는 한 재미교포는 "당시 고향땅에서 들려오는 참혹한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며 "인터넷으로라도 영령들께 참배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고 기뻐했다.

역시 미국에서 참배의 글을 보내온 한 교포는 "최근 고국에서는 많은 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실의에 빠져있는 것으로 안다" 며 "5월 정신을 되살려 부디 그 혼란을 잘 극복하길 빈다" 고 말했다. 5.18참배 사이트에는 추모 게시판 외에도 5월 항쟁의 실체적 기록.망월동묘역 현장 사진.진실 규명 자료 등 다양한 코너가 마련돼 네티즌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최재희 기자 〈cj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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