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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실업자 구제위해 허드렛일 개발에 골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가슴에만 광고물을 부착하면 일당 41마르크 (약 3만3천원) , 온몸에 광고물을 달면 일당 90마르크 (7만2천원) . 독일 함부르크의 직업중개소 '미디어 디렉트' 는 최근 '인간 광고탑' 을 새로운 일자리로 개발했다. 또 주유소의 주유원이나 슈퍼마켓의 포장 전문 종업원 등도 모집중이다.

뮌헨의 '하인즈 라이스' 는 또다른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고객의 집을 직접 방문해 20마르크 (1만6천원)에 세차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런 허드렛일은 약 2백만명에 이르는 저학력 실업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독일은 전통적으로 서비스분야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1천명중 3백45명 꼴로 서비스 분야의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독일은 2백61명에 불과하다. 독일의 높은 임금도 서비스업 활성화를 막아왔다.

높은 임금때문에 각종 서비스산업의 가격이 높아지고 이는 다시 일자리를 감소시켰다. 독일철도 (DB)에서는 수하물 운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자는 거의 없다.

여행용 가방 1개당 5마르크 (약 4천원) 를 내고 서비스 요원을 부를 사람이 없는 것이다. 또 3백만 가구에서 어린이.노인을 돌봐줄 인력을 원하고 있으나 높은 임금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독일에서는 현재 서비스분야의 일자리 가운데 3백80만개가 공석으로 남아있다. 실업자 4백42만명 (4월 현재) 을 86%나 소화해낼 규모다.

고용주연합회는 이들 일자리에 낮은 임금을 주는 대신 정부가 그 차액을 보조하는 '콤비 임금제' 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노동계는 '콤비 임금제' 가 정규직 근로자를 저임의 임시 근로자로 대치하려는 의도라고 맞서고 있다.

김영훈 기자 〈f5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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