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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알뜰시장]자녀에 '알뜰체험' 산교육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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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토요알뜰시장이 자라나는 자녀에게 정말 훌륭한 교육장이 될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물론이다.그 곳은 일반 장터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사치가 되는 법을 배우는 게 아니다.

실물경제가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 '아껴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는' 아나바다의 현장을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서 교육현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갈수록 어린아이의 손을 잡고 직접 판매에 나서는 가족 좌판이 늘어나는 것이나 가족 단위의 고객이 불어나는 것 만으로도 그 답이 될 법하다.

그들의 한결같은 얘기는 '부족함 없이 자란 아이들에게 재활용의 소중함을 가르치기 위해서, 그 속에서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다.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처음 개설되는 9일 토요알뜰시장에는 이런 점을 충분히 반영해 한바탕 잔치마당이 펼쳐진다. 이름하여 '어린이 경제잔치 마당' .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 주관으로 벌어지는 이 잔치마당에서는 IMF를 보는 어린이의 시각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순수한 생각들이 꾸밈없이 나타난다.

직접 판매에 나서 실물경제가 돌아가는 방식을 체험하기도 하고 쓰던 물건이 팔려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작은 기쁨도 느낄 수 있다. 실제로 지난 달 25일에는 신흥초등학생들이 사랑의 일기 코너에 나와 "말로만 아나바다를 듣다가 직접 해보니 무지 재미있다" 며 시장개설 이후 내내 자기 매장을 지키기도 했다.

즉석에서 벌어지는 웅변대회도 볼거리다. 현장에서 판매에 참여한 초등학생들이 느낀 점 등을 곧바로 열변으로 토해낸다.

경제위기에 따른 어른들의 잘잘못을 속시원하게 꼬집기도 하고 그들만의 때묻지 않은 다짐도 들을 수 있다. 대한웅변인협회에서는 이를 위해 20여명의 웅변강사를 자원봉사자로 참여시켜 즉석 웅변지도도 하게 된다.

자원재생재활용협회에서는 헌책과 헌옷을 가져오면 재생노트로 교환해주고 그동안 무심코 버렸던 것들이 번듯한 새 제품으로 태어나는 과정과 상품을 전시한다.

새마을부녀회중앙회에서도 '효 편지 쓰기' 행사를 벌인다.

현장에서 편지지와 편지봉투를 나눠주고 부모님께 보내는 편지를 쓴 뒤 새마을부녀회중앙회로 부치면 우수작을 시상한다. 헌옷, 안 쓰는 학용품 등 재활용품을 가져오면 책으로 교환해주는 무료도서교환전도 열린다.

김기찬 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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