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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7호선 복구 사흘째]11일 임시운행도 불투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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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지하철 7호선 침수사고 3일째를 맞아 서울시는 양수기 1백41대를 동원, 배수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태릉입구역과 면목역 등은 지하 깊이가 최고 27m나 돼 4일 오후까지 80여만t의 물 가운데 40여만t만 빼내는데 그쳐 작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에따라 시는 영등포 정수장의 3백50마력짜리 초대형 배수펌프 2대등 대형 양수기 12대를 4일 오후부터 설치해 5일 밤까지는 배수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당초 승차권 판매소까지 침수됐던 6개 역중 4일 오전 마들역의 물빼기가 처음 완료됐고 노원.중계.하계.사가정역 등도 빠르면 5일 오전까지는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배수가 끝나는 대로 구청과 보건소 인력을 동원해 청소와 방역작업을 벌인뒤 시험가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지하철건설본부 백영현 (白永鉉) 설계감리부장은 "물빼기를 마친뒤 곧바로 청소.방역과 기기점검을 마치면 11일께는 지하철 임시운행이 가능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침수와 동시에 8t트럭 3백여대분의 토사가 태릉입구역 등으로 쓸려들어가 물빼기 이후에도 뻘 (슬러지) 제거에 상당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11일 임시운행재개' 도 현재로선 불투명하다.

물빼기가 진행되면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물에 잠긴 전자.통신 장비의 피해상황. 도시철도공사 전완규 (全完圭) 기술이사는 "침수 당시 사정이 급박했던 태릉입구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역무원들이 필수적인 전자부품을 미리 빼내 피해규모는 크지 않을 것" 이라고 말했다.

全이사가 4일 기자설명회를 통해 침수당시 11개 역에서 반출해 낸 부품은 약 50억원어치. 항목별로 보면 신호장비로 ATC (자동제어장치) 전자회로판 2백조 (組) , 정류기 40조, 전자연동장치 40조, 카드화일 18조, 계전기 6백19조 등이다.

또 통신장비로 전자회로기판 (PCB) 등 1천5백94점과 AFC (자동개집표기) 의 핵심장비인 모듈 2백97조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지하철건설 당시 1개역당 전기.통신.신호 등 각종 역무자동화 설비 설치에 1백50억원 가량이 들어간 점에 비춰볼때 상당수 부품이 물에 젖어 쓸모없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전자부품의 경우 침수될 경우 대부분 회복불능 상태에 빠진다' 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고려할때 훼손된 부품 대부분의 재활용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전자부품의 경우 대부분 미국.일본.스웨덴.영국 등에서 재수입이 불가피해 정상가동을 위해서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한편 강덕기 (姜德基) 서울시장직무대리는 7호선 침수사고와 관련, 4일 "서울지하철 전노선에 대해 특별안전 점검을 실시하라" 고 지시했다.

이와함께 윤두영 (尹斗榮) 도시철도공사장은 이날 "대형 침수사고에 따른 열차운행 중단으로 시민들에게 큰 불편을 끼친데 대해 송구스럽다" 고 사과한뒤 "최단 시일내에 복구가 이뤄지도록 전력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장세정 기자

〈zh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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