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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연예인]'스타'가 뭐길래…갇혀버린 동심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광고등 영상에서의 '3B' - 미인 (beauty).야수 (beast).아동 (baby) 을 가리키는 말이다. 공히 논란이 끊이질 않지만 아동에 관해서는 더하다.

어린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있느냐는 윤리적 문제에서부터 일부 비뚤게 성장한 '아동스타' 가 일으키는 사회적 문제에 이르기까지. 최근에는 신인 5인조 댄스그룹 '이글 화이브' 를 놓고 PC통신상에서 논쟁이 일고 있다. 이 그룹의 대니라는 멤버가 13세의 초등학생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이다.

많은 네티즌들은 초등학생까지 브라운관에 등장시켜 이익을 얻으려는 연예계의 현실을 비판하는 입장. 하지만 "마이클 잭슨은 5세때 데뷔했다. 만약 그가 음악에 천재적인 재능을 보인다면 오히려 그 방면으로 일찍부터 나서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느냐" 는 일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대니는 현재 중학교 1년생으로 밝혀져 이 논란은 '원인무효' .그렇다고 아동의 연예계 진출 자체에 대한 논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 사실 연기.노래 등에 천부적인 재능을 갖추고 있다면 아동의 연예계 진출에 대해 왈가왈부할 일이 못된다.

현재 최고의 배우가 된 안성기.강수연도 아역배우 출신이고 음악계의 장영주.장한나 등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흔히 보듯 어린이가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기성 연예인의 흉내를 내거나 시트콤등에서 되바라진 대사를 읊는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꼬마스타' 자신뿐 아니라 그들에게서 친근감을 느끼는 많은 아이들의 정서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린이의 연예계 진출은 거스를 수 없는 추세다. 한 방송사 정모PD의 이야기. "아이가 출연하면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다. 그래서 방송에서는 일단 아이를 출연시켜 일단 (카메라로) 찍고 보자는 풍조가 있다. "

같은 방송국의 최모PD는 "봄 개편 이후로 이런 분위기는 두드러진다. 가족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아동이 필요 이상으로 많이 등장하는 것을 인정한다" 고 말한다.

또 다른 방송국의 박모 작가는 "일부 부모의 경우 아이의 사진과 경력을 담은 컬러판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돌리거나 모자에 사진을 붙이고 로비를 돌아다니며 자신을 홍보하도록 강요하기도 한다" 며 부모의 '과잉관심' 을 꼬집는다.

선진국의 경우도 우리와 마찬가지다. 특히 '나홀로 집에' 의 매컬리 컬킨은 출연료로 형성된 재산문제를 놓고 부모들과 심각한 갈등을 겪었고 'ET' 에 출연했던 드루 배리모어의 경우 한때 마약중독자 신세로 전락하기도 했다.결국 아이는 피에로, 어른들의 돈욕심을 채우는 수단에 불과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물론 각종 여론조사에서 드러나듯 어린이와 청소년이 가장 희망하는 직업이 연예인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굳이 '어린이는 빛나는 우리 문화를 이어받아 새롭게 창조하고 널리 펴나가는 힘을 길러야 한다' 는 어린이 헌장 4조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아이를 아이답게 키워야 한다는 명제는 시대가 변하더라도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문석·박혜민 기자 〈mayday @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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