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호, 주택은행 철벽 수비 골기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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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국내 최고 골키퍼에 도전하겠다." 국내 실업무대에 초대형 '거미손' 이 떴다. 실업 3년차 GK 조준호 (25.주택은행)가 주인공이다.

조는 이달초 대통령배와 27일 끝난 실업축구연맹전에서 신들린 듯 슈팅을 막아내며 주택은행을 올시즌 2관왕으로 이끌었다. 그런 조에게는 꿈이 하나 있다.IMF 한파에 밀려 한껏 위축된 실업무대를 떠나 언젠가 프로무대에 진출하고 싶은 소망이다. "프로에 갈 수만 있다면…. " 덴마크 스타GK 슈마겔을 보면서 거미손의 꿈을 키워온 조는 그 꿈의 실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서울 수색초등 5년 때 축구화를 신은 조는 중1 때 스토퍼에서 GK로 포지션을 바꿨다. 선수들중 가장 키가 커 감독이 권유한 것. 대신고 - 홍익대를 나올 때까지도 변변치 못했다. 95년 후쿠오카 U대회에서는 태극마크를 달았지만 벤치만 지키는 후보신세였다.

그러나 96년초 주택은행에 입단한 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간판 GK 안범용이 상무에 입대하는 바람에 주전으로 발탁된 것이다. 1m85㎝.77㎏의 조는 담력이 좋고 위치감각이 뛰어나 특히 승부차기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채희영 주택은행 감독은 "순간포착력과 킥력만 보완하면 가능성이 크다" 고 평가했다. 2남1녀중 막내인 조는 중1 때 아버지가 병환으로 돌아가신 후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꿋꿋이 축구에 전념해왔다. 그런 조는 골을 허용할 때의 장면을 떠올리며 매일 밤 '이미지 트레이닝' 으로 '최고 골키퍼' 의 꿈을 가꾸고 있다.

김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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