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化피해 올핸 더 클듯…방파제 아래 '물순환 구멍' 뚫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매년 4~5월이면 해조류가 사라지는 백화현상이 극에 달한다.물고기의 식량이자 은신처.산란장 역할을 하는 해조류가 사라지면 물고기.조개도 자취를 감추게 된다.

바닷속 1㎥에 정상적으로 해초가 자랄 경우 자정능력을 가진 해초의 잎 (葉) 면적은 웬만한 40층 빌딩의 표면적과 맞먹을 정도여서 해수정화 문제도 심각하다.일단 백화현상이 발생하면 다시 해조류가 자라기까지 수십년의 기간이 걸린다.

백화는 80년대 중반 제주도 남쪽 서귀포 등지에서 시작돼 계속 북상, 이제는 북한의 원산지역까지 피해를 보고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해양연구소 정호성 (鄭豪城) 박사는 "수온이 상승하면 해조류가 자신을 공격.분해하는 세균에 대해 저항력을 잃는 반면 미생물의 분해능력은 크게 증가해 백화현상을 초래한다" 고 설명한다.

특히 섬.방파제 등에 막혀 바깥 바닷물과 잘 섞이지 않아 바닷물 온도가 한여름에 30도까지 치솟는 지역은 백화현상의 피해를 그대로 받게 된다.미국 해양대기국 (NOAA)에 따르면 지난 3월 동해안의 수온이 평년에 비해 2~3도 정도 더 높은 상태라 올해 피해가 극도에 달한 것으로 보인다.

鄭박사는 백화현상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으로 방파제 아래쪽에 구멍을 뚫어 해수교환이 잘 되도록 하며, 양식장은 해수유동이 잘 되는 곳으로 옮기고 바닥청소를 자주 할 것을 제안했다.

또 피해지역에 다시마 같은 저항성이 강한 해조류의 포자를 인위적으로 뿌려주는 방법도 시도해봄 직하다.이와 함께 해양전문가들은 육상과 해상환경을 통합 관리하는 '연안역 통합관리' 체제를 구축, 육지로부터의 오.폐수 유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