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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믹스 앨범 내고 전국 투어 중인 김건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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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김건모(41)는 기분이 무척 좋아보였다. 인터뷰를 위해 찾아간 서울 방배동 미디어라인 스튜디오. 그는 밴드 멤버들과 둘러앉아 지난 주말 열렸던 대전 콘서트 이야기로 한창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신인의 맘으로 임하겠다”는 각오로 4월 시작한 전국투어 ‘소울 그루브’가 예상보다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매진사례를 빚고 있다. “신기하죠. 관객이 대부분 30~40대 제 또래들이에요. 아이 들쳐업고 찾아와 ‘염장 지르는’ 20년지기 팬들도 있고, 60대 어머니와 함께 제 음악을 들으러 온 40대 아주머니들도 많아요.” 10개 도시로 예정됐던 김건모의 전국 투어는 3040 팬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추가공연까지 결정됐다.

김건모는 “주말 공연장엔 기다리는 팬들이 있고, 주중엔 술 한잔 할 친구들이 있으니, 외로운 것 빼고는 완벽한 생활”이라며 익살을 떨었다. [미디어라인 제공]


◆김건모 ‘총정리’ 콘서트=지난해 여름, 김건모가 ‘핑계’ ‘잘못된 만남’의 제작자인 김창환과 13년 만에 재회한다는 뉴스는 매스컴을 달궜다. 두 사람의 재결합으로 또 하나의 ‘대박’이 나올 것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이들이 함께 만든 김건모의 열두 번째 앨범은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좀 실망한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두 사람이 다시 만나 과거와 똑같은 음악을 선보이기보다는, 그동안 김건모가 해 본 적이 없던 ‘키스’ 등의 펑키한 곡을 처음 시도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일단 신고식을 무사히 치렀다는 데 만족해야죠.”

새롭게 마음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는 지금까지의 김건모를 ‘총정리’하는 쪽으로 잡았다. 신곡 위주가 아니라 데뷔곡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에서부터 ‘핑계’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등 그동안의 히트곡을 다 모아 관객들이 신나게 즐길 만한 공연을 만들어 낸 것이다.

◆예전 히트곡들 세련되게 변신=콘서트의 성공은 새로운 도전까지 가능케 했다. 그동안의 히트곡들을 새로운 느낌으로 재해석한 스페셜 에디션 앨범을 지난달 28일 발매한 것. 지금 그의 기분을 그대로 반영한 듯 ‘에브리싱즈 고나 비 올라잇(Everything’s Gonna Be Alright)’이라는 제목을 단 앨범에는 12집에 실렸던 희망가 ‘잘 될거야’가 레게 스타일로, ‘사랑이 떠나가네’가 일렉트로닉으로 새롭게 편곡돼 실려 있다. ‘잘못된 만남’ ‘혼자만의 사랑’ 등은 원곡에 충실하게 리마스터링해 실었다. 사실상 김건모의 첫 번째 ‘베스트 앨범’인 셈. “10년이 지난 노래들도 있지만, 촌스런 느낌이 없도록 세련되게 바꿔봤어요. 요즘 클럽에서 바로 틀어도 좋을 만큼 트렌디하죠. 원래는 콘서트에 온 팬들에게만 판매하려 만든 한정판 앨범인데, 반응이 좋아 보다 많은 분들께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2007년 버라이어티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노래 잘하는 비결은 술과 담배, 여자”라는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던 그는 이제 “말썽꾸러기 이미지가 오히려 살기 편하더라”고 말할 만큼 여유도 갖게 됐다. “다른 스타들은 사는 게 너무 조심스럽잖아요. 저는 술집에서 소리 지르며 술을 먹어도 사람들이 ‘아, 김건모 술 먹는구나’하며 그냥 지나가요.”

6월 20일 인천, 26~27일 일산 등 9월까지 거의 매 주말 지방공연이 예정돼 있지만 특별한 목 관리도 없다. “감기가 걸려도 코감기만 걸려 비음이 더 잘 나오니, 이것 참 운이 좋은 거죠”라며 으하하 웃었다.

이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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