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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 웰빙] '아삭아삭' 더위가 씹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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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김치 세가지 얼큰하고 시원한 열무김치, 아삭아삭 씹히는 오이소박이, 독특한 향의 부추김치. 여름철 식탁의 보배인 김치 삼총사다. 다른 김치들은 양념인 고춧가루가 배추와 무를 제압해 빨간 데 비해 여름 김치 삼총사는 제철 만난 싱싱한 채소가 양념을 압도해 푸른 김치가 된다.

푸른색만 봐도 싱싱하고 상큼하고 시원하다. 열무김치를 찬밥과 섞으면 열무비빔밥이 되고, 국물에 국수나 냉면을 말면 여름 별미가 따로 없다. 싱싱한 오이소박이를 한입 베어 물면 더운 날씨에 잃었던 입맛이 절로 돌아온다. 부드러운 부추김치를 뜨거운 밥 위에 돌돌 말아 올리면 다른 반찬이 없어도 밥 한 그릇 뚝딱이다. 단아한 한옥으로 꾸민 메이필드호텔 한식당 '봉래정'의 주방을 책임지고 있는 이금희 조리사에게서 여름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법을 소개받았다.

글=유지상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 부추김치

소금에 절이면 수분이 빠져 질겨진다. 멸치 젓국만으로 절여 고춧가루에 버무려 담가 바로 먹는 것이 좋다. 독특한 향과 더불어 마늘과 비슷한 강장효과가 있다. 부추는 잎이 연해 풋내가 나기 쉬우므로 살살 버무려야 한다. 부추는 싱싱하고 통통한 것으로 준비한다.

▶재료=부추 800g, 멸치젓국 1/2컵, 고춧가루 1/2컵, 마늘 6쪽, 설탕 1 큰술

▶만드는 법=부추의 밑동을 비비는 것처럼 하면서 깨끗이 씻는다. 마구 흔들며 씻으면 서로 엉켜서 좋지 않다. 넓은 그릇에 물기 뺀 부추를 한 켜 깔고 멸치젓국을 뿌리고 또 부추를 깔고 멸치젓국을 끼얹는 식으로 하여 숨이 죽을 정도로 10분가량 절인다. 부추가 적당히 숨이 죽으면 멸치젓국을 따라내어 고춧가루와 양념을 섞고 절인 부추와 버무려 김치통에 담는다.

*** 오이소박이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면 훨씬 담백하다. 빨리 시어지고 찌개 거리로도 적당치 않으므로 먹을 만큼만 담근다. 오이를 잘 절여야 물러지지 않는다. 칼집을 길이로 세 번 넣는 것과 토막을 내 위에서 십자로 넣는 방법이 있다. 소는 부추를 송송 썰어 넣지만 궁중에서는 오이 자투리를 절여 다져 넣었다.

▶재료=조선오이(애오이) 5개, 소금 2+1/2 큰술,

▶소재료=부추 100g, 다진 파(흰 부분) 4 큰술, 다진 마늘 1 큰술, 고운 고춧가루 2 큰술, 설탕 1/2 큰술, 새우젓 1 큰술, 물 1/3컵

▶만드는 법=재래종 애오이를 골라 새파랗게 되도록 소금(2 큰술)으로 박박 문지른 뒤 10분 정도 그대로 두어 절인다. 절인 오이를 물에 씻어 꼭지가 달린 푸른 부분은 제외하고 7cm 정도로 2등분한다. 양 끝을 1cm 정도 남기고 길이로 세 갈래의 칼집을 낸다. 소재료를 고루 섞어 소를 준비한다. 오이는 물기를 짜고 칼집 사이를 살짝 벌려 소를 고루 채워 넣는다. 김치통에 오이소박이를 차곡차곡 담고 속 버무린 그릇에 물과 소금(1/2 큰술)을 넣어 헹군 뒤 김치통에 붓는다.

*** 열무김치

찹쌀가루 풀을 조금 섞어 담그면 풋내도 나지 않고 맛도 훨씬 부드럽다. 풋고추가 들어가면 칼칼하고 깔끔한 맛이 난다. 설탕이 어느 정도 들어가야 감칠맛도 나고 알맞게 익는다. 고춧가루보다 붉은고추를 갈아 쓰는 것이 색도 곱고 맛도 좋다. 열무는 억세지 않고 연한 색을 띠며 줄기에 가시가 없는 것을 고른다.

▶재료=열무 2단, 쪽파 50g, 풋고추 4개, 홍고추 10개, 마늘 10쪽, 양파 1개, 생강 1쪽, 굵은 소금 3/2컵, 찹쌀풀(찹쌀가루 4 큰술, 물 1컵), 소금 3 큰술, 설탕 3/2 큰술, 물 2컵

▶만드는 법=열무를 굵은 소금에 살짝 절여 물에 헹궈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다. 찹쌀가루로 주루룩 흐를 정도의 묽은 풀을 쑨다. 찹쌀풀이 식으면 홍고추를 분쇄기에 갈아서 넣고 마늘.생강 다진 것, 쪽파 열무길이(5㎝)로 썬 것, 양파 굵게 채썬 것, 어슷하게 썬 풋고추를 넣고 설탕.소금을 넣어 간을 맞춘다. 열무가 어느 정도 절여졌는지에 따라 풀의 간을 조절하고 열무와 버무려 김치통에 담는다. 국물(2컵)은 너무 많이 잡지 말고 자박자박할 정도로만 부어 시원한 곳에서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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