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위예술가 하용석,뉴욕행 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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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하용석 (39) .아무 것도 전시하지 않은 전시 '미술의 죽음 (91년)' , 끊임없이 오물을 배설하는 살아있는 돼지와 삭발한 여인을 한 화랑에 가둬 냄새나는 돼지우리로 만들어버린 '돼지와 인간 (94년)' 등을 통해 미술을 조롱하고 문명을 비판한 행위예술가.

그가 한국을 떠난다.더 넓은 세상, 현대미술의 중심지 뉴욕에서 본격적인 승부수를 띠우기 위해. P.S.1 국제 스튜디오 프로그램과 록펠러재단 초청작가로 이미 뉴욕과 한국을 오가며 활동해온 河씨가 한국생활을 접고 무작정 떠나는 것이다.

5년, 혹은 10년이 걸릴지 모를 여정을. "이곳은 더이상 도전할 여지가 없다" 는게 이유다.

국내 미술계가 실험적인 그의 작품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식의 오만이 깔린 말은 아니다.오히려 미술에 대한 이해 정도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다만 이런 작품을 가지고는 도전할 기회 조차 안주는 미술계 토양이 불만이다."뉴욕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뜻을 나눌 주변이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고 이야기한다.오는 6월 뉴욕으로 건너가기에 앞서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갤러리도올에서 '똥.오줌.구토' 전을 열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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