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룡 마이크로소프트' 처리 골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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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미국 경제가 지금 당장 풀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무엇일까.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 위크는 최신호에서 "미 경제의 문제 가운데 실업.무역적자보다도 마이크로소프트 (MS) 라는 기업을 과연 어떻게 다룰지가 더욱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고 주장했다.

MS의 빌 게이츠 회장은 최근 '독점 조사' 라는 명분에 밀려 상원 청문회에서 곤욕을 치렀다.또 미 전역의 11개 주 (州) 정부는 MS를 상대로 한 반 (反) 독점 소송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MS측도 여론의 지지를 얻기 위해 대대적인 언론캠페인을 준비하고 있는 등 MS의 시장 지배문제가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그렇다면 MS의 앞날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이와관련 비즈니스 위크지는 MS의 앞길에 크게 3가지 시나리오가 기다리고 있다고 내다보았다.

▶첫번째 시나리오는 MS가 현상을 유지하는 것. 이 주장의 근거는 과연 MS가 일반 소비자들에게 직접 피해를 입힌 것이 무엇이느냐 하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MS사는 '윈도 3.1' 개발 당시 부터 사실상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해 왔지만 독점 체체에 안주해 이익을 챙기기보다 '윈도 95' 에 이어 '윈도 98' 등 끊임없는 기술 혁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두번째 시나리오는 미 법무부가 MS에 대한 규제를 계속 추진하는 것. 미 정부는 MS의 경쟁업체들을 보호하기 위해 끼워팔기를 제한하거나 윈도 운영체제와 MS가 소유한 온라인서비스.웹사이트간의 연계성을 차단하는 쪽으로 규제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MS가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제작회사로 분할된다는 것. 미 정부는 1911년에도 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 을 해체시켰으며 지난 84년에도 AT&T를 분할해 경쟁을 촉진시킨 전례가 있다.

그러나 미 정부가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문제는 남는다.첫번째 정책은 단기적으로는 가장 위험성이 적지만 MS가 완전히 시장을 지배하게 된다는 문제를 남긴다.

두번째의 경우에는 경쟁을 촉진하지만 기업 자율성을 해칠 수 있다.세번째는 MS를 분할할 경우. 자칫 MS라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아예 죽일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MS의 독점 논쟁에 관한 문제들은 미 사회가 인터넷.정보화 시대에 본격 진입하기에 앞서 반드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이 잡지는 지적하고 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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