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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러난 한나라당 이한동대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 이한동 (李漢東) 대표가 9일 대표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났다.지난해 9월30일 대표가 된 지 6개월11일만이다.

그의 퇴임과 함께 '대표최고위원' 자리도 사라졌다.10일 전당대회에서 대표직을 없애고 총재와 9인이내 부총재단을 두는 단일집단지도체제로 바뀌기 때문이다.

일반에 '대표' 는 집권당 고유의 직제처럼 인식돼 있다.당총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당을 위탁관리하는 게 주임무. 전두환 (全斗煥) 대통령시절인 5공초 대표라는 자리가 생겼고 이재형 (李載瀅.작고) 씨가 초대대표를 역임했다.

노태우 (盧泰愚).김영삼 (金泳三) 전대통령 등이 집권당대표를 거치며 '차기' 수업을 받았다는 점에서 여권인사 모두가 탐 내는 자리였다.하지만 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했으나, 큰 실권 (實權) 을 행사하지는 못했다.

李대표는 16번째이자 마지막 대표로 기록되게 됐다.이날 주요 당직자회의를 주재하는 李대표의 얼굴은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취임초부터 한시도 편할 날이 없었던 점을 상기한듯 시원섭섭해 하기도 했다.복잡한 당내 사정은 퇴임하는 날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이날도 조순총재의 당헌변조 시비로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한바탕 언쟁이 있었다.

李대표는 '종신양로불왕백보 (終身讓路不枉百步.일생동안 남에게 양보해도 손해가 없다)' 라는 고사성어를 인용하며 "각자의 목소리를 조금씩 낮춰 당과 나라를 먼저 생각하자" 고 비당권파를 겨냥했다.또 "김대중 (金大中) 정권은 헌법유린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 며 현정권도 격렬하게 비난했다.

신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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