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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한국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국민적 애도 물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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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28일 저녁(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32번가 코리아타운에서 현지 동포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식에 헌화하기 위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이 추모식은 한국에서 거행된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 시간에 맞춰 치러졌다. 뉴욕 노사모와 현지 동포들이 마련한 행사에는 100여 명의 동포가 참석했다. [뉴욕=연합뉴스]

 세계 주요 언론은 29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과 시민들의 애도 행렬을 자세히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 위해 시내로 나온 시민들이 노란색 바다를 이뤘다”고 전했다.

미국 CNN방송은 영결식부터 시청광장 노제, 운구차가 서울역 광장과 수원 연화장에 도착하는 주요 장면을 시시각각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노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국민 전체가 추도하는 국민장 형식으로 경복궁에서 거행됐다”며 “영결식에는 이명박 대통령과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등 국내외에서 3000여 명이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한국 언론은 노 전 대통령의 장례를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국민장’이라고 전했다”며 “한국은 노 전 대통령의 추도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수십만 명의 시민이 노 전 대통령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기 위해 서울시청 앞 광장에 모였다”며 “노 전 대통령이 좋아하던 황색 리본과 단장이 여기저기에 걸렸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열린 29일 서울 광화문 주한 미대사관에 조기가 게양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아랍의 대표적 위성방송 알자지라는 “노 전 대통령님과 마지막 이별하는 자리에서 우리 모두는 애석하고 비통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 한없이 가슴이 무겁다”고 말한 한승수 총리의 추도사를 전하며 국민장 주요 장면을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영결식 주요 장면을 전하며 광화문~시청광장 곳곳에 경찰이 배치된 가운데 시민들이 대형 전광판으로 영결식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중국 신화통신과 중앙방송(CC-TV)은 이날 오전 경복궁 앞뜰에서 거행된 영결식에 각국 조문사절과 각계 대표 등 수많은 사람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두·시나닷컴·텅쉰 등 중국의 주요 포털사이트는 영결식 거행 소식과 관련 사진, 현장 스케치를 시시각각 주요 뉴스로 전했다.

외신들은 서거 이후 지금까지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시민들의 추모 열기와 여론 움직임도 구체적으로 전했다. 뉴욕 타임스(NYT)는 “시민들이 ‘바보(the fool)’라는 애칭으로 불린 노 전 대통령의 영면을 기원하며 추모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이어 “노 전 대통령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첫 한국 대통령”이라며 “비록 그의 부패 혐의에 대한 수사가 국론을 분열시켰지만, 그의 죽음이 한국 현대사에서 보기 드문 전 국민적 애도 물결을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 앞서 NYT는 28일 “노 전 대통령이 금이 간 명성을 지키기 위해 죽음이라는 선택을 하자 그의 이미지가 명예롭게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NHK는 “한국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가족에게 부정한 돈이 전달됐다는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지나쳤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극단의 선택에 몰린 게 아니냐는 동정론이 확산하면서 조문한 시민이 500만 명 가까이 된다”고 보도했다.

◆해외 동포도 추모=미국 뉴욕에선 교민 100여 명이 28일(현지시간) 밤 맨해튼 한인거리에서 노 전 대통령을 애도하는 추도사를 낭독하고 그의 애창곡인 ‘상록수’를 함께 불렀다.

애틀랜타 교민 100여 명도 한인타운의 한 음식점에 모여 추모 행사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인터넷으로 중계되는 영결식 장면을 대형 화면으로 시청하면서 노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재일 한국인연합회 박재세 회장은 “25일부터 자체적으로 만든 분향소에 300여 명이 다녀갔다”며 “아침 일찍 영결식이 끝나면서 분향소를 철거한 뒤에도 슬픔을 이기지 못한 사람들이 계속 분향소로 몰려들었다”고 말했다.

주일 대한민국민단에서는 정진 단장 등 3명의 간부가 영결식에 직접 참석했다. 민단의 강우석 조직국장은 “30여 명의 민단 직원들은 도쿄에 남아 정상 근무를 했지만 TV를 통해 영결식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온 일반 기업의 주재원들도 일손을 반쯤 놓고 영결식 장면을 시청했다.

80만 한국교민을 대표하는 재중국한국인회 정효권 회장은 “모두가 다시 마음을 추슬러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화합해야 한다”며 “특히 경제도 많이 어려운데 국민적 단결을 통해 경제를 하루속히 회복시키는 데 국력을 결집하자”고 말했다.

서울=정용환 기자
도쿄·베이징=김동호·장세정 특파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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