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팔봉수로 민물 낚시…'붕어의 온실' 수초 풍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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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언제쯤 묵직한 손맛을 기대할 수 있을까.민물낚시계는 요즘 변덕이 심한 봄날씨로 울상이다.바닷물을 막아 형성된 간척지를 관통하는 팔봉수로 (충남서산시팔봉면) 는 갈대.부들등 수초가 많아 봄철에 인기있는 낚시터다.수초는 붕어가 추위를 피하는 은신처이자 번식을 위한 산란장소. 붕어는 봄에도 추위를 피해 수초지대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산란기에는 '철퍼덕' 소리를 내며 수초에 몸을 비벼 알을 붙인다.

이런 까닭에 낚시인들 사이에 팔봉수로는 '봄의 변덕을 피할 수 있는 낚시터' 로 통한다.지난주 일요일 오전 6시30분. 서울에서 출발한 대형 버스들이 팔봉수로옆 농로에 둥지를 틀고 1천여명의 강태공들을 쏟아냈다.이때 가장 먼저 출발한 꾼들이 '육지낚시족' .이들은 대.릴낚싯대등을 챙겨들고 둑밑에 자리를 잡아 낚싯대를 드리웠다.

이어 바지장화를 착용한 '바지장화족' 들이 수초지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가장 더딘 사람들은 '보트족' .에어펌프로 보트에 공기를 불어넣고 노등 각종 장비를 부착하는데 30분을 보낸 후 보트를 물가로 밀어넣었다.

이날 대어와 풍성한 조과를 올린 집단은 누구일까. 세 집단의 경기는 오전 8시에 시작됐다.일찌감치 둑 주변에 자리를 잡은 '육지낚시족' 들은 찌를 통해 붕어의 입질을 눈치채고 흥분하기 시작했다.'바지장화족' 과 '보트족' 들은 '육지족' 보다 30분가량 늦게 함성이 터지면서 조과가 시작됐다.

그러나 이들도 시원치않다.이동이 자유로운 보트와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에서도 낚시가 가능한 바지장화라지만 바람이 불고 수온이 차가워 붕어의 입질이 뜸하다 오전 10시는 대어와 조과를 결정하는 황금시간대. 바지장화족 한명이 마침내 월척을 낚았다.수초지대에서 소리를 죽이고 열심히 찌를 관찰한 끝에 올린 개가다.

보트족들도 뒤질세라 이리 저리 장소를 옮기며 낚싯대를 드리워보지만 8치 (24㎝) 급 대어에 불과했다.육지족들은 6치 (18㎝) 급이 대어. 마릿수재미로는 보트족이 바지장화족을 앞섰다.보트족중 한 강태공은 14수를 낚았다.보트족의 평균 조과는 5수. 바지장화족은 평균 3수. '육지족' 은 3수이상을 낚으면 재간꾼으로 통할 정도다.

오후 1시. 채비를 챙겨야 할 시간이다.이때가 강태공에게는 가장 아쉬운 시간이다.이날 팔봉수로에 출조한 서우석 (59) 씨는 "그때 이 곳을 공략했으면, 미끼나 낚싯대를 이렇게 바꿨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잘 잡아도, 못잡아도 미련만 남는 게 낚시" 라고 말했다.

▶팔봉수로 = 길이 3㎞, 최대폭 1백50m의 수로. 붕어외에 잉어.가물치등이 낚인다.낚시전문가들은 내주 주말부터 풍성한 조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출조상품 = 서울 낚시회들은 오전 1시에 서울을 출발해 오후 7시에 서울에 도착하는 낚시코스를 운영중이다.1인당 4만원 (식사비 별도) .서강낚시회 (02 - 717 - 6119) .우정낚시회 (02 - 355 - 6666) .

글·사진 = 송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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