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는 건설 한국] ‘해저터널 기술’로 세계시장 뚫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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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건설이 만들 터키 해외터널 조감도. 10억 달러짜리 공사로 국내 업체가 해외에서 따낸 토목공사로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최대 규모다. TBM 등 첨단공법이 동원된다.

SK건설이 해외시장에서 연이어 수주에 성공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4월 인도 석유산업개발위원회(OIDB; Oil Industry Development Board) 산하 인도국영석유비축공사(ISPRL; India Strategic Petroleum Reserve Limited)가 발주한 ‘망갈로르 원유 지하비축기지 건설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 금액은 약 40억 루피(약 1100억원, 약 9000만 달러)며 SK건설은 인도 현지 업체와의 컨소시엄(SK건설 지분 60%) 구성을 통해 수주에 성공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도 남서부의 항구도시인 망갈로르(Mangalore)에 150만t의 원유를 비축할 수 있는 지하비축기지를 건설하는 공사로 SK건설은 지하비축기지의 토목공사 부분을 담당하게 된다.

이번 공사는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해외 토목공사 수주라는 점에 의의가 크다. SK건설은 그동안 국내 각 지역에 위치한 지하비축기지 사업에 참여, 지하 공간 시공의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또 첨단 기술개발에 대한 꾸준한 투자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개발하는 등 터널 및 지하 공간의 설계 및 시공 분야에서 눈에 띄는 실적을 거뒀다.

특히 SK건설이 개발한 ‘수펙스 컷(SUPEX-CUT)공법’은 효율성이 뛰어나 기존 공법보다 훨씬 경제적이며 진동·소음도 절감되는 친환경적인 공법이다. 국내는 물론 일본·미국·영국·호주 등 해외에서도 특허를 획득하는 등 세계 최고 수준의 터널발파기술로 인정받고 있다. SK건설의 이러한 기술력과 축적된 시공 경험들이 이번 공사 수주에 밑바탕이 됐다.

지하 공간 및 터널 시공에 대한 SK건설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해저터널 공사 사업권을 획득하며 이미 입증된 바 있다. SK건설은 지난해 12월 터키에서 10억 달러 규모의 해저터널 공사 사업권을 획득했다. 사업규모 10억 달러는 토목공사로는 과거 리비아 대수로 공사 이후 최대 규모다.

특히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해저터널 분야에서 최초로 해외 진출을 이뤄내 한국 건설업체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다. 과거 국내 업체들은 저임금의 우수한 노동력을 경쟁력으로 삼아 해외 토목 공사를 수행해 왔다. 하지만 이번 사업은 자본력과 몇 개 국가만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뤄낸 것이다.

SK건설은 이번 터널 공사에서 주로 적용될 예정인 TBM공법(굴착장비를 이용 원형으로 뚫는 공법)에 대해서도 많은 실적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경부고속철도 14-3공구 터널 공사, 한강을 관통하는 하저터널 공사, 전력구 공사 등에 TBM 공법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기술 노하우를 축적해왔고 이러한 기술력이 TBM 공법으로 진행되는 이번 해저터널 공사를 수주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안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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