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유치원에 다닐래요'…IMF이후 유치원 중퇴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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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IMF 구제금융 이후 가계사정이 빠듯해지자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거나 중퇴시키는 가정이 늘고 있다.

막상 아이들을 집에서 가르치자니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막막한 게 요즘 어머니들의 심정이다.

연세대 어린이생활지도연구원 이미화 (李美和.38) 원감은 "아무리 경제적 사정이 어렵더라도 유치원비를 줄이는 것은 맨 마지막이 돼야한다" 고 말하고 "피치 못해 자녀를 유치원에 보내지 못할 경우에는 또래 집단과 관계를 맺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고 충고한다.

초등학교 입학전인 6~7세는 타인과 관계를 맺으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게 되는 시기인데 이런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자칫 자기만 아는 아이가 될 수 있다는 것. 유치원을 중퇴한 아이들의 경우 갑자기 또래 집단과 어울리지 못하게 돼 친구들을 만나면 피하는등 정서적으로 불안해질 수 있다.

이 때는 부모가 왜 유치원에 보내지 못하게 됐는지를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는 것이 좋다.

늘상 사주던 장난감도 이제는 폐품을 이용해 만들어주면서 어린이들도 부모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경험하도록 한다. 우선 같은 또래 아이들과 접할수 있게끔 구청등의 어린이 교육시설을 이용하거나 같은 처지에 있는 어머니들이 4~5명이 모여 '우리집 유치원' 을 만들면 좋다.

하루에 1시간30분~2시간씩 세번 정도 프로그램을 마련해 지속적으로 하도록 한다.

우리집 유치원의 경우 신체.언어발달.사회성등을 포괄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고 시중에 나와 있는 유아교육 교재를 활용한다.

교육을 담당하는 어머니는 매일 또는 프로그램별로 교대로 어린이를 지도한다.

혼자서 지도할 때는 하루에 한 두 시간씩 동네 놀이터에 데리고 가 놀게 한다.

'나홀로 교육' 이 부담스러울 경우에는 가정학습지를 이용하거나 교육방송등 TV프로그램을 이용해본다.

김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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