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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중소형주 펀드 올 평균 수익 45%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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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중소형주 펀드가 다시 전성기를 맞이하는 모습이다. 올 들어 종목별로 주가 흐름이 엇갈리는 종목장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주 펀드가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크게 앞서고 있다. 성장성이 큰 중소형 종목을 잘 골라낸 덕분이다.

올 들어 중소형주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45.2%에 달한다. 증시 호황기였던 2007년의 성적(30.3%)을 뛰어넘을 뿐 아니라 일반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28.8%)을 크게 앞선다. 중소형주 펀드 붐이 일었던 2005년을 연상케 한다. 당시 중소형주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액티브 펀드보다 13%포인트 정도 높았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자산운용의 ‘알리안츠Best중소형증권투자신탁’은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이 12%로 중소형주 펀드 중 가장 높다. 펀드운용팀의 김정우 이사는 “효성·코오롱 같은 성장성 있는 중형주를 지난해 폭락장에서 싼값에 사들였던 게 최근 좋은 성과를 내게 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 들어 녹색 테마주가 크게 올랐지만 검증되지 않은 종목은 배제하고 녹색성장 관련주 중에서도 업종 1위 기업 위주로 투자했다”고 덧붙였다.


유리자산운용의 ‘유리스몰뷰티증권투자신탁’ 펀드는 올 들어 4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펀드 내 편입 비중이 큰 송원산업·서부트럭터미널·세방을 포함한 중소형주가 3월 이후 강세를 이어갔다. 펀드를 운용하는 남궁헌 과장은 “개인투자자가 직접투자에 나서면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의 수급 상황이 좋다”며 “자산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녹색 테마주를 선별해 편입한 것도 수익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급등한 자전거 관련 주처럼 실적보다는 기대감이 앞서는 테마주엔 투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동양투신운용의 ‘동양중소형고배당주식1’ 펀드도 시가총액 상위 100위 이내 종목을 편입하지 않는 중소형주 펀드다. 고배당주보다는 미래 성장성이 큰 종목을 위주로 편입해 올 들어 57%의 수익을 기록했다. 하이자산운용의 ‘중소형주플러스증권투자신탁’은 풍력과 발광다이오드(LED) 등 녹색 테마주를 편입해 연초 이후 74%라는 고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 펀드는 코스닥이 최근 과열 양상을 보이자 서울반도체 등 일부 코스닥 종목에 대해 차익을 실현하고 거래소 중형주의 비중을 늘렸다.

이달 들어 1400선을 돌파한 코스피지수는 최근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3월 이후 지수가 40% 넘게 올라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런 때일수록 중소형주 펀드는 더 빛난다.

현대증권 오온수 펀드애널리스트는 “은행 금리가 워낙 낮기 때문에 그동안 시중에 풀린 돈이 주식시장으로 좀 더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지수는 박스권에 갇히더라도 개인투자자가 몰리는 중소형주는 상승세를 더 이어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녹색 성장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도 중소형주엔 기회다.

중소형주 펀드는 펀드마다 운용 성과 차이가 크다. 시장 흐름보다 종목 선정이 수익률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거 수익률보다는 편입 종목의 특성을 파악해 투자를 결정하는 게 필요하다.

동양종금증권 김후정 펀드애널리스트는 “중소형주 펀드는 종목장세에서 뛰어난 성과를 보이지만 지수 상승기엔 오히려 시장 흐름을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며 “위험 분산 차원에서 일반 액티브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에 고루 투자하길 권한다”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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