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병오의 대박의 기술] 뜨는 업종의 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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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창업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뜨는 업종’이다. 하지만 필자의 경험상 ‘뜬다’는 말을 들었던 업종 중 오랫동안 인기 업종으로 남은 것은 많지 않다. 어떤 업종이 뜬다고 소문나면 너도나도 창업에 나서 시장이 포화상태가 된다. 뜨는 업종이 반짝 유행 업종으로 끝날 수 있다는 징조를 어떻게 감지할 수 있을까.

첫째, 브랜드가 난립하는 경우 조심해야 한다. 하나의 업종에서 우후죽순처럼 유사 브랜드가 등장하면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광고를 하는 업체들이 많아지는 게 이런 사례의 특징이다. 빈번한 광고에 노출된 예비창업자들은 광고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착시현상에 빠져 변별력을 잃게 된다. 물론 뜨는 업종에 좋은 브랜드도 있지만 너도나도 뛰어들다 보니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듯이 시장이 흐려져 결국 좋은 브랜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차별화 포인트로 시장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를 골라야 한다. 경험 없는 초보자가 자신의 권한과 책임으로 독립창업을 하려고 하거나, 얄팍한 상술에 속아 경쟁력이 없는 브랜드를 고르면 십중팔구 실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뜨는 업종이 신규 업종일 경우 단명할 소지가 많다. 뜨는 업종 중에는 아직 시장에서 검증되지 않은 유행 업종이 많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 것에 관심을 보이는데, 새롭기 때문에 경쟁이 심하지 않고 매출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대에 빠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시장 규모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막 형성되기 시작하는 작은 시장에 불과하다.

반면 기존의 업종이 업그레이드돼 뜨거나 잠재 수요가 충분한 업종이 브랜드화하면서 등장하는 경우엔 업종 주기가 길다. 이런 업종이 도입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는 시점에 창업하면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뜨는 업종을 창업해 대박을 터뜨리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바람이다. 오히려 시장이 넓고 지속성이 있는 업종인가, 과장광고 없이 내실 있게 운영되고 있는 브랜드인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반짝 유행하는 업종에 현혹돼 소중한 창업자금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냉정함과 신중함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대박을 터뜨리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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