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2015 여름 ‘대학생 올림픽’ 유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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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3시(현지시간 23일 오후 8시) 벨기에 브뤼셀의 돌체 호텔. 광주광역시가 2015년 여름유니버시아드(U대회)의 개최지로 발표되는 순간. “만세…. 대~한민국…광주…”를 연호하는 한국 참가단 60여 명의 환호성으로 호텔은 떠나갈 듯했다. 광주시가 2015년 여름 U대회 유치에 성공했다. 광주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 총회의 1차 투표에서 집행위원 27명의 과반수 표를 얻어 캐나다 에드먼턴과 대만 타이베이를 제쳤다.

24일 브뤼셀에서 광주광역시가 2015년 여름 유니버시아드 개최지로 결정되자 박광태 시장(맨 오른쪽)과 정의화 유치위원장(국회의원·왼쪽에서 둘째) 등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후보 도시 설명회에서 광주는 FISU와 유네스코를 연계해 교육·문화·체육 발전프로그램을 만들고, 남북 단일팀을 추진해 평화와 화합의 대제전을 마련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영상 메시지로 국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박용성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김대기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윤영두 아시아나 사장이 설명회에 참석해 대회 개최 의지를 확고히 했다. 광주 여름 U대회는 2015년 8월에 11일간 광주월드컵 경기장 등에서 세계 17개국 1만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할 예정이며, 육상·수영 등 17개 종목에서 기량을 겨룬다. 대회 개최에 따른 파급효과는 생산 유발 9500억원, 부가가치 유발 4600억원, 고용 유발 3만여 명에 이를 것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내다봤다. U대회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 대학생의 올림픽이다. 1997년 겨울 대회가 전북 무주에서 열렸고, 2003년 여름 대회가 대구에서 개최됐다. ◆“두 번의 실패는 없다”=당초 2013년 여름 U대회 유치에 나섰던 광주는 지난해 5월 러시아 카잔에 패배했으나 재도전한 끝에 2015년 대회를 따냈다. 첫 도전 과정에서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국의 집행위원들을 만나고, 약점을 보완했다. 유럽 집행위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경기 종목을 13개에서 17개로 늘리고 조정 등 유럽권 인기종목을 포함시켰다. 올해 대회를 개최하는 세르비아가 경기장 신설에 차질을 빚으면서 FISU의 우려를 사고 있는 점을 감안, 기존 경기장을 폭 넓게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광주뿐 아니라 전남의 17개 시·군의 공공 경기장 활용 방안을 내놔 신뢰를 얻었다. 박광태 광주시장은 “정부와 유치위원회·시민 등 국제대회 유치의 중요한 세 주체가 한 몸이 돼 2년여간 노력한 끝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가 국제스포츠 대회를 유치하기는 처음이다.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고,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한 국가적인 지원으로 도시 기반 시설과 스포츠 인프라를 확충해 지역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을 것으로 광주는 기대하고 있다.  브뤼셀=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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