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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영화]아카데미 9개부문 후보작 '굿 윌 헌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6면

영화의 제목은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 , 주인공의 이름은 윌 헌팅이다.

영화는 이미 그 제목에 주인공에 대한 평가를 내린 셈이다.

왜 굿 (Good) 일까. 윌 헌팅 (매트 데이몬) 은 불같은 성질을 지녔고 자신조차 제어하지 못할 정도로 반항적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를 보다 보면 '상처받은' 한 인간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 같다.

영화의 배경은 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수학과 복도에는 교수도 풀지 못한 난제를 적어놓는 칠판이 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이 칠판이 명쾌한 답으로 채워지고 랭보교수는 그 숨은 수재를 찾아내려 한다.

뜻밖에도 주인공은 '강의실 밖' 의 청소부 윌 헌팅. 윌의 천재성을 확신한 랭보교수는 그를 학문의 세계로 끌어들이려 하지만 가족의 사랑을 느끼지 못한채 어두운 성장기를 보낸 그는 마음을 열지 않는다.

불안과 혼란에 찬 자신의 내면을 감추려는 윌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랭보교수의 친구인 심리학 교수 숀 맥과이어 (로빈 윌리엄즈) 의 따뜻한 관심이 그의 마음을 열게 한다는 내용이다.

범상하지 않은 천재얘기를 그렸으면서도 한 사람의 특별한 얘기가 아닌 모든 이의 얘기로 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인간 내면의 소외와 아픔을 그렸기 때문이리라. 각본과 연기를 겸한 '무서운 아이들' 매트 데이몬과 벤 에플렉. 고등학교 동창인 두 사람은 92년 매트 데이몬이 하버드 재학시절에 쓴 소설에 기초해 함께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썼다.

대사 곳곳에 넘치는 재치가 '무서운 아이들' 의 역량을 대변하지만, 시나리오에서 풍기는 영낙없는 할리우드산 (産) 냄새를 완전히 지우지는 못한다.

'머리' 로 짜낸 작위적인 스토리가 자칫 감동을 위협할 듯 싶기도 하다.

'굿 윌 헌팅' 은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 최우수 각본상을 수상했으며 아카데미상 9개 부문 후보로 올라 있다.

영화 '2다이4' 로 골든 글로브상을 수상한 구스 반 산트 감독의 작품이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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