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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 너 때문에 아시아 경제도 뒤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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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에이즈가 경제적인 면에서도 아시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왔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5차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에이즈는 아시아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지역 경제.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 발전이 최근 수십년간 여타 지역보다 두드러졌지만 에이즈 확산을 막지 못하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에이즈가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노동력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O 보고서에 따르면 15~49세 취업연령대의 에이즈 환자는 3650만명이다. 에이즈 출현 이후 지금까지 이 병으로 노동력을 잃게 된 사람은 2800만명에 달했다. 이런 노동인구의 상실 규모는 2010년에 4800만명이고 2015년에는 세배인 74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ILO는 특히 에이즈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주목했다. 에이즈가 환자뿐 아니라 환자를 돌볼 간호 인력까지 노동시장에서 빼앗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 국제기구가 아시아.아프리카 등지 50개국을 대상으로 1992~2002년 중 에이즈가 노동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손실률(감염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GDP 성장률의 차이)은 연평균 0.2%포인트(250억달러)에 달했다. 1인당 GDP 손실률의 경우 상대적으로 빈곤층이 많은 에이즈 환자의 특성상 GDP 손실률보다 낮은 0.1%포인트 였다.

특히 태국.짐바브웨 등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은 41개국만 떼놓고 따져보면 GDP 손실률은 0.9%포인트(170억달러)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성장 손실이 15년간 쌓이면 감염자가 없었을 때보다 GDP가 무려 14%(2700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터 피오트 유엔 에이즈 프로그램 사무총장은 "이제 에이즈의 경제적 폐해에 주목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허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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