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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아시아 對미국 의류수출 제자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미국의 의류 생산업체들은 아시아 금융위기로 더욱 값이 싸진 아시아산 의류 제품이 국내에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걱정하지 않는다.

미 의류생산자협회의 잭 모건 대변인은 "가까운 시일내에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의류제품이 대량 유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고 밝혔다.

이런 견해는 아시아 국가의 의류 수출 쿼터량이 제한돼 왔다는 점, 그리고 아시아 의류업체들이 원자재 수입대금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에 근거를 두고 있다.

지난해 각국별 대미 수출액은 이를 잘 말해 준다.

지난 96년 26%에 달했던 중국.홍콩.한국.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의 미 의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3%로 떨어졌다.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시장점유율 면에서 멕시코는 11.8%로 중국을 제치기 시작했으며 카리브해 지역의 국가들도 18%에 이르는 등 미국 시장의 주도권이 중남미 국가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의류제품의 40%이상이 수입 원자재로 만들어지는 필리핀처럼 동아시아 업체들은 의류를 생산하려면 액세서리와 원사 등 상당 부분을 바깥에서 수입해야 한다.

하지만 통화가치 폭락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오른데다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인해 수입업자의 대금 결제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96년보다 20%의 수출 증가세를 보였던 인도네시아 의류제품들은 올해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미 무역업체들은 내다보고 있다.

미국은 수출입은행의 보증 아래 아시아 지역의 수입업체를 위한 금융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미국산 원면 (原綿) 구입등 원자재 구매와 직접 연계돼 있어 대미 수입비중이 작은 국가의 업체가 실질적 지원을 받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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