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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영화] 터미네이터 4:미래전쟁의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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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I’ll be back”

이 명대사로 유명한 그 영화가 돌아왔다. 21일 개봉한 ‘터미네이터 4 : 미래전쟁의 시작’(사진)이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프리퀄’(속편이되 전편보다 앞선 이야기를 다루는 것)이다.

1984년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시작은, 최첨단 네트워크 ‘스카이넷’이 인간 저항군의 리더로 성장할 존 코너를 미리 제거하기 위해 2029년 미래에서 1984년 과거로 터미네이터(아놀드 슈왈츠제네거)를 파견하는 데서 부터였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보디빌더 아놀드 슈왈츠제너거가 스타덤에 올랐다. 650만달러 제작비로 전세계에서 7800만달러의 흥행수익을 올린 명 시리즈의 탄생이기도 했다. 1991년 2편은 액체금속을 표현한 ‘몰핑’기법으로 영상 기술의 혁신이라 불렸다. 그러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손을 뗀 3편(2003)은 혹평 속에 잊혀졌고, 시리즈는 종말을 향해가는 듯 했다.

6년만에 돌아온 ‘터미네이터 4’는 그 영어 부제(salvation)처럼 시리즈를 구원하기에 무리없어 보인다. 시점은 1편의 2029년보다 과거인 2018년. 핵전쟁으로 폐허가 된 지구, 인간과 기계들의 본격적인 전쟁이 펼쳐진다. 아직은 터미네이터를 과거로 보내는 시간 여행도, 인간과 똑같은 외관을 지닌 터미네이터가 제조되기도 전이다. 프리퀄이라고는 하지만 시점은 꼬이고 겹친다. 시간여행이라는 독특한 설정 때문이다.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는 스카이넷의 핵심부에 침투하려 하고, 역시 저항군으로 일하는 카일 리스(안톤 옐친)와 마커스(샘 워싱턴)를 만난다. 10대 소년인 카일 리스는, 1편에서 과거로 보내져 코너의 아버지가 되는 인물이다.

특수효과의 명가 ILM과 4차례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거장 스탠 윈스턴이 손잡은 영화는, 오감을 난타하는 강력한 비주얼과 아찔한 스펙터클을 선사한다. 전편보다 앞선 시대라, 원시적이고 육중한 터미네이터 군단들이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운 관람 포인트다.

무엇보다 제작진은 미니어처, 블루스크린을 통한 컴퓨터 그래픽 영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대용품들을 통해 현실적인 전투 효과를 만들어내는데 주력했다. 깊이 5m 짜리 인공 강을 사막 한가운데 조성하고, 250 갤런의 가솔린을 실은 유조차를 실제로 폭파시키는 리얼 액션으로 현실감을 극대화한 것이다.

‘다크 나이트’로 주목받은 크리스찬 베일이 존 코너를 맡아, 통상적인 액션 블럭버스터의 히어로를 뛰어넘는 진지한 연기를 선보인다. 그는 5, 6편의 주연으로도 낙점됐다. 기계인간의 고뇌를 연기한 샘 워싱턴, 섹시한 여전사로 출연한 한국계 배우 문 블러드굿도 눈길을 끈다. 감독은 ‘미녀삼총사’의 맥지.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진두지휘하기에 너무 가벼운 경력이라는 우려를 무난히 씻어냈다. 15세 관람가

양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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