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등의 무료예식장, 얄팍한 상혼으로 별 도움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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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결혼시즌을 맞아 예비 신랑.신부들이 공공기관 등의 무료예식장을 많이 찾고 있으나 이를 이용한 얄팍한 상혼으로 별 도움을 못받고 있다.

예식장은 무료지만 비싼 음식을 먹어야 하거나 특정 결혼대행업체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일부 회사는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무료예식장 운영으로 받을 수 있는 실비 (9만원이하) 의 2배 안팎을 받고 있다.

광주문예회관 야외결혼식장의 경우 구내의 외식업체 R.S사 등 2개 업체가 결혼대행업을 독점하다시피 해 신랑.신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혼대행업체 I사 관계자는 "이 회관에서 결혼하려면 결혼대행업을 하고 있는 구내 음식점에서 1인당 1만2천원이나 하는 점심을 먹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고 말했다.

그러나 광주문예회관측은 "장소만 빌려줄 뿐 결혼대행업체나 시설설치 등엔 전혀 관여치 않고 있다" 고 밝혔다.

광주은행금남로지점 대형강당은 최근 드레스 대여업자 金모씨에게 임대, 예식장으로 꾸몄다.

무료예식장을 표방한 이곳의 드레스 비용은 30만~60만원으로 일반예식장과 거의 같다.

광주패밀리랜드는 하객 입장료를 받지 않는 대신 특정 결혼대행업체를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밖에 광주금호생명은 30층 대회의실을 개방, 결혼식을 올리게 하고 있으나 청소.전기비 명목으로 20만원을 받는다.

또 안보회관은 식장사용료로 15만원을 받으며 드레스를 지정 대행사에서만 하도록 한다.

광주동구청.북구청 관계자는 "무료예식장들이 10만원 이상 받거나 특정업체를 지정, 끼워팔기를 하는 등 편법영업 사실이 밝혀지면 강력한 행정조치를 취하겠다" 고 말했다.

광주 = 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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