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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손 '강도잡이' 바람…보릿고개 범죄에 육탄으로 맞대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경제난속에 먹고 살기 위한 '보릿고개형' 강.절도가 날뛰고 있는 가운데 범죄꾼과 시민 사이에 목숨을 건 '사투' 가 연일 벌어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예전처럼 '몸만은 다치지 말자' 는 생각에서 벗어나 실직.고물가 속에서 '내 재산은 지켜야 한다' 는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어서 현실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9일 오후4시쯤 경남진해시석동 우성빌라 金경희 (42.여) 씨 집에 권성현 (權聖鉉.37.무직.진해시여좌동) 씨가 전세방을 구하러 온 것처럼 속이고 들어가 강도짓을 하려다 집주인 金씨와 사투끝에 붙잡혔다.

金씨는 범인 權씨가 흉기를 들이대며 금품을 요구하자 거절,가슴과 손을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리면서도 權씨의 손가락을 깨물며 흉기를 빼앗기 위해 저항했다.

놀란 權씨는 흉기를 버리고 5백m가량 떨어진 공터로 달아나다 헛디뎌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경찰에 붙잡혔다.

金씨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전세를 내놨는데 강도까지 당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이를 악물고 덤볐다" 고 말했다.

경찰조사 결과 범인 權씨는 93년부터 2년 가량 공무원 생활을 하다 전직, 직장생활을 했으나 최근 실직해 생활비와 은행 빚때문에 고민해 오다 범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10일 오전5시20분쯤 대구시달서구성당2동 嚴석수 (49.운수업) 집 현관에서 高정국 (23.무직.대구시달성군현풍면하리) 씨가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嚴씨의 딸 (19) 을 흉기로 위협, 현금 5만원과 휴대폰이 든 손가방을 빼앗으려다 비명소리를 듣고 나간 嚴씨와 아들 (24) 등 가족에 의해 격투끝에 붙잡혔다.

嚴씨는 이 과정에서 넘어져 전치 3주의 허리부상을 입었다.

범인 高씨는 경찰에서 범행동기를 "직업없이 떠돌다 차비가 없어" 라고 밝혔다.

송의호·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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