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 총장, 미국의 연체된 분담금 납부호소 뉴욕타임스에 기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11일 (현지시간)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을 면담할 예정인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이 미국의 연체된 분담금의 납부를 호소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9일자 미 뉴욕타임스지에 게재, 유엔 외교가에 화제가 되고 있다.

유엔사무총장이 성명이나 회견 등이 아니라 일반 신문의 독자란에 기고형식으로 글을 싣는 것도 드문 일이지만 그보다도 그 안에 담긴 '애절한' 사연이 눈길을 끌었다.

아난 총장은 '유엔을 무력하게 만드는 미납금' 이라는 제목의 이 글에서 "사실상 파산상태인 유엔이 아직까지 문을 열 수 있는 것은 다른 나라들이 무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덕분" 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 (NATO) 회원국들은 물론 파키스탄, 심지어 피지까지 나서주는 덕택에 미국의 분담금 연체로 인한 재정위기를 버텨가고 있다" 고 하소연했다.

아난 총장은 "나는 취임 이후 유엔의 역할을 활성화하고,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한다는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았다" 면서 총 13억달러 (약 2조8백억원)에 이르는 미국의 연체금 납부를 촉구했다.

뉴욕 = 김동균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