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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신은 잊어라 이젠 중고신

중앙일보

입력

‘지름신(神)은 잊어라! 이제는 중고신(神)이다!’

10년만의 경제위기를 맞아 온라인 중고마켓이 활기를 띄고 있다. '낡고 헌 것을 파는 곳'이 아니라 '싼 값에 보물을 구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있기 때문이다.

유명 포털 사이트마다 중고 상품만을 거래하는 카페가 1만 개 이상 되며 '중고 상품 판매 전문 사이트'라고 이름이 붙은 사이트도 1000개 이상 된다. 한 포털 사이트에서 5월 첫 주에 만들어진 카페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중고마켓에서는 책이나 가구 이외에도 스포츠 취미 용품, 게임 용품, 출산 용품 등 거의 모든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온라인 중고마켓의 매력은 역시 싼 값이다. 판매자는 사용 기간, 상품의 하자 정도를 고려해 값을 매기는데, 사진과 동영상 등을 첨부한다. 또 상품을 물물교환할 수도 있다. 헌책 전문 온라인 마켓에서는 자신이 필요한 책과 교환을 원하는 내용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같은 온라인 중고마켓이라고 해도 중고 상품 판매 전문 사이트와 포털 사이트 카페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개인이 운영하는 사이트는 상품의 품목, 연식 등에 따라 주관적으로 값을 매긴다. 카페도 상품을 등록하는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매겨 판매하는 것은 같지만, 많은 개인이 참여하기 때문에 같은 상품이라도 가격 스펙트럼이 크다.

또 개인 사이트는 수수료 등을 붙여 상품을 싸게 매입하고 비싸게 판매해 이윤을 남기지만 카페는 장소만 빌려줘 직거래를 가능하게 해준다.

"제가 시맹이라서요"

중고마켓 카페에서는 '시맹'이란 단어가 종종 보인다. 시맹이란 온라인에서 시세에 어두운 사람을 일컫는 '시세 맹인'을 약칭한 것이다. 카페에는 상품을 파는 글 외에도 자신이 매긴 가격이 적정 가격인지 묻는 질문도 쇄도한다. 다양한 상품이 무작위로 등록되는 만큼 가격변동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상품의 사용 기간,하자 정도,동일한 상품의 시가 등을 통해 적정 가격을 주고받는다.

오프라인 중고마켓도 인기

온라인 중고마켓에 대한 관심은 오프라인 중고마켓으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들은 직접 만져보고 따져봐야 하는 꼼꼼한 소비자들이다.

회사원 노은정(28)씨는 할부로 구입한 디지털카메라를 분실한 뒤에 온라인에서 적당한 가격대의 새 상품을 찾지 못해 고민하다가 오프라인 중고마켓에서 두 달 밖에 사용하지 않은 중고 디지털카메라를 20만원에 구입했다. 노씨는 “보통 40만원을 호가하는 상품이지만 중고 상품이라 저렴했고, 게다가 직접 상품의 하자 정도를 볼 수 있어 더 믿음이 갔다”고 말했다.

함정은 어디에든 있다

중고마켓의 단점도 있다. 전문 사이트의 경우 전문가의 수리를 거친 후에 판매되지만, 개인 판매의 경우 구매자가 상품의 하자를 안고 구입해야 한다. 또 구입 후 서비스도 기대할 수 없다. 30만원에 중고 컴퓨터를 구입한 구태형(25)씨는 “신상품을 구입했다면 나타나지 않았을 잦은 고장으로 수리비가 많이 들었다. 다시는 중고마켓에서 상품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온라인 중고마켓의 경우 먼저 돈을 내야하기 때문에 사기를 당할 가능성은 항상 있다. 김영은(29)씨는 일주일도 채 사용하지 않은 PSP를 신상 가격의 3분의2인 20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보고 서둘러 입금했지만 판매자는 한 달째 연락두절 상태다.

사기를 당하지 않으려면 인증 절차를 거친 안전거래 사이트를 거쳐 금액을 지불하고, 모든 거래 전에 판매자의 아이디, 전화번호 등의 인적사항을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명지대 김희연 대학생 기자

[*이 기사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와 조인스닷컴간의 제휴로 작성된 기사입니다. 특정 내용이 조인스닷컴의 시각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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