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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재테크 ①] 부동산 불패˙사업의 귀재, 탤런트 김종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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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많이 드세요. 더 필요 하신 것 없으시고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한 식당. 어디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손님 식탁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감사를 표하는 중후한 모습의 노신사. 다름 아닌 여의도에서 16년째 한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탤런트 김종결(65)이다.

KBS 대하드라마 '천추태후'의 문하시랑 최량이 바로 그다. 그는 재테크를 잘하는 연예인으로 첫 손 꼽힌다. '여의도 재벌'이란 그의 별명이 괜히 생긴 것이 아니다.

탤런트 사업가

김종결은 1967년 TBC 탤런트 공채 4기로 방송에 입문했다. 노주현과 김창숙이 6개월 늦은 후배다. 그가 탤런트가 된 이유는 다른 사람과 좀 다르다. 연세대 재학 중 연극 동아리에서 '배우 맛'을 본 것이 계기였다. 하지만 '돈에 맺힌 한'이 탤런트의 길로 그를 이끌었다.

"어머니가 음식점을 크게 하셨는데 불이 나는 바람에 대학시절 고생을 많이 했어요. 가정교사를 하면서 번 돈으로 생활비를 했으니까요. 방송국에 들어가면 돈을 많이 벌고, 6개월 정도면 정상이 될 줄 알았어요."

하지만 오산이었다. 당시에는 필기시험이 있어 수석으로 들어간 그에게 좋은 배역이 처음엔 많이 떨어졌지만 경험이 없이 몇 번 NG를 내자 금새 조연으로 밀려나가고 말았다.

사업의 귀재

1972년 선배를 도와주기 위해 도자기 사업에 손을 대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서울 명동 코스모스 백화점에서 한 2년 정도 동업형식으로 했는데 200만원 투자해 장가 밑천을 뽑을 정도로 짭짤했다고 한다.

"자황이라는 다도 그릇을 3000원에 사다 30만원에 팔았는데 일본 관광객이 무척 좋아해 대박이 났어요." 1980년에는 3000만원을 들여 여의도에 로스구이 집을 개업했다. 30평으로 시작해 6개월 후 60평으로 늘렸다.

그 뒤로 민속주점·오락실·만두집·커피숍 등을 잇 따라 오픈하는 등 그의 사업적 열성은 대단했다. 방송가에서는 '사업의 귀재'라고 그를 치켜세웠다.

그 후 좀 편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모든 사업을 정리하고 용산전자상가에 햄버거 집을 열었다. 30평정도의 매장을 꾸미는데 약 6억 원이 들었다. 그런데 1992년 불이나면서 4억원을 밑졌으나 친지들의 도움으로 1993년 한식집을 오픈하며 재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부동산 불패

김종결은 '부동산은 불패'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 그는 돈을 벌면 은행 저축을 통해 목돈을 모으고, 목돈은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불렸다. 집 이외에 경기도 일산에 소유하고 있는 부동산도 이 같은 방식으로 잡아놓았다.

그는 지금 여의도 78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현 시세는 18~20억원. 장가가면서 1200만원짜리 집을 처음 샀다고 하니 세월에 따른 물가변화를 차치하더라도 집을 통해 재산을 170배나 늘린 셈이다.

나머지 부동산은 실익을 철저히 따져 구매했다. "부동산 가치는 나중 문제고 임대료 등 실수익이 나오느냐를 보고 투자 했지요" 투자는 대 성공이었다. 1999년 공매를 통해 경기도 일산에 빌딩 상가 1개 층을 8억원에 구입했다.

전체 평수는 120평. 현재 이 상가의 평당 가격이 2000만원임을 볼 때 시세차익이 300%에 달한다. 토지개발공사가 안 팔려 갖고 있던 땅 1필지를 산 것도 지금은 큰돈이 되고 있다. 알고 지내던 부동산업자가 권유해 샀다는 이 상가 택지는 구입 후 약 10배가량이 올랐다고 한다.

보험은 외면

현금 늘리기 수단으로 적립식 펀드와 각종 저축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금융자산은 일반 저축과 적금 합쳐 3~4억 원에 달한다. 급전 들어갈 때를 대비해 이자가 싸더라도 수입의 일정 부분은 꼭 은행에 집어넣는다.

펀드는 최근 경기가 나빠지면서 10억원 가량을 물렸으나 서서히 경기가 풀리면서 제자리를 찾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현금 불리기 수단으로 이용할 생각이란다. 대신 보험에는 상당히 부정적이다. 보장도 별로 없고 중간에 해약하면 원금도 건질 수 없어 고작해야 자동차보험과 암 보험 외에는 들고 있지 않다고 했다.

"돈은 요괴한 물건이에요. 인정하긴 싫지만 마치 신앙 같은 거고요." 돈의 개념을 이렇게 표현한 그는 그렇다고 너무 큰 욕심을 낸다고 돈이 모이는 것이 아니며 눈앞에 놓인 이익부터 하나씩 자기 것으로 만들 때 종국에 부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택기자 [lst6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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