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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미국에 간 한상률 전 청장 가족 통해 귀국 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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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검 중수부는 14일 한상률(56) 전 국세청장에게 귀국을 요청키로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가 귀국하는 대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과 직접 연락이 되지 않아 가족을 통해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전 청장은 뉴욕주립대에서 연구원 신분으로 미국에 체류 중이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한 전 청장은 세무조사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이기 때문에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이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으로부터 박연차(64·구속) 전 태광실업 회장에 대한 세무조사 무마 관련 부탁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한 전 청장과 천 회장이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7~11월에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개인적 친분이 있었기 때문에 청탁 관련 전화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특정 시기에 전화 통화가 집중되는 등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홍 기획관은 “한 전 청장이 (의혹을) 규명할 의지를 가지고 있으며 개인 비리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박 전 회장의 사돈인 김정복(63) 전 중부지방국세청장을 다시 불러 조사했다. 지난해 세무조사를 담당한 당시 과장급 직원도 소환 조사를 했다. 검찰 관계자는 “천 회장과 김 전 청장이 세무조사가 진행되던 시점에 박 전 회장을 돕는 문제를 의논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 전 청장을 조사한 뒤 천 회장을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이르면 다음 주에 소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검찰은 천 회장과 박 전 회장 사이의 자금거래 내역 등에 대한 조사를 대부분 마무리했다. 검찰은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정치인과 전·현직 공직자에 대한 소환 조사도 조만간 재개할 계획이다.

중수부는 노무현(63)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가 매매 계약을 맺은 미국 뉴저지주의 160만 달러짜리 아파트의 계약 내용을 확인 중이다. 검찰은 노정연씨가 계약서 원본을 파기했다고 밝힘에 따라 매매 계약을 중개한 부동산업자로부터 계약서 사본을 전달받기로 했다. 또 아파트의 실소유주인 한국계 미국인을 상대로 집값을 모두 받았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노씨 측은 계약금 45만 달러를 건넸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승현·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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