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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말고는 취미도 특기도 없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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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축구 말고는 별다른 취미도, 특기도 없어요. 오로지 축구로 성공하고 싶을 뿐입니다.”

K-리그의 ‘무서운 신인’ 유병수(21·인천 유나이티드)는 별명이 ‘인천의 호날두’다. 부산과의 K-리그 데뷔전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맨유)의 ‘무회전 프리킥’을 거의 비슷하게 재연한 뒤 붙은 별명이다. 그렇지만 그는 별명보다는 이름 석 자를 더 알리고 싶어 한다. 축구에 인생을 건 ‘사커 홀릭’ 유병수를 만났다.

◆빠른 적응은 잦은 전학 덕분=유병수는 대구 출신이다. 축구를 좋아하는 아버지 유달근(47)씨를 쫓아다니다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선수로 나섰다. 아버지는 “축구를 제대로 하려면 서울로 가라”며 아들을 혼자 서울로 올려 보냈다. 신상계초교로 전학한 유병수는 중학교 입학 후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무려 5개 학교를 옮겨 다녔다. 대구로 내려와 청구중에 입학한 뒤 수서중을 거쳐 둔촌중을 졸업했고, 대신고에 입학했다가 언남고로 다시 옮겼다. 축구를 잘하기 위해 유명한 감독, 스타일이 잘 맞는 지도자를 따라다닌 까닭이다. 그는 “당시 하도 전학을 다녀 적응이라면 이골이 났다. 프로에서 나름대로 빠르게 적응을 한 것도 그 덕인 것 같다”며 멋쩍게 웃었다.

◆강수일, 앙숙에서 동료로=인천의 안종복 사장은 K-리그 신인 드래프트 직전인 지난해 11월 대학축구선수권대회에서 홍익대 2학년이던 유병수를 눈여겨봤다. 6골을 몰아쳐 득점왕에 오른 그는 홍익대에 우승을 선물했다. 안 사장이 유병수를 1순위로 뽑았음은 물론이다.

“서울이나 수원 같은 형편이 나은 구단에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느냐”고 묻자 그는 “오히려 인천이 나를 뽑아줘 고맙게 생각한다. 서울이나 수원에 갔으면 얼마만큼 기회를 얻었을지 모른다. 인천에서는 꾸준히 기회를 얻었고,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했다”고 말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호흡을 맞추는 흑인 혼혈 강수일(22)은 고등학교 시절 그와 앙숙이었다. 2005년 언남고 2학년 때 유병수는 동두천정산고 3학년 강수일과 고교축구 8강전에서 만났다. 경기 도중 유병수가 상대 골키퍼를 수차례 들이받았고, 이는 경기 후 양팀 선수들과 학부모까지 합세한 싸움으로 이어졌다. 유병수가 인천에 입단한 후 강수일은 웃으면서 “그때는 혼내주고 싶은 심정’이었지만, 이제 잘 지내보자”고 손을 내밀었다. 지금 둘은 가장 친한 선후배다.

◆이 느낌, 대표팀까지=올해 12경기에서 6골·3도움을 기록한 유병수는 이미 2007, 2008 신인왕 하태균(수원·18경기 5골·1도움), 이승렬(서울·31경기 5골·1도움)의 첫해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탁월한 위치 선정과 저돌적 돌파에 상대 수비수들은 ‘가장 막기 힘든 공격수’로 유병수를 꼽는다. 대표팀 허정무 감독도 “유병수 등을 눈여겨보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그를 언급해 다음 주 발표하는 대표팀에 뽑을 가능성도 크다.

유병수는 “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하면 대표팀은 따라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저 내 목표는 지금 이 기세를 잘 이어가는 것이다. 친구인 기성용·이청용(이상 서울)을 빨리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온누리 기자

유병수는 …

-출생:1988년 3월 26일

-체격조건:183cm 76kg

-취미:축구(틈 날 때마다 드리블 훈련, 스피드 훈련, 슈팅 훈련을 한다)

-별명:인천의 호날두

-선호하는 골 세리머니:‘인천’ 엠블럼 물고 서포터석 앞으로 뛰어가기

- 좋아하는 선수:‘득점기계’ 안드리 셰브첸코(AC밀란)와 박주영(AS모나코)

-팬들에게 듣고싶은 말:“와, 진짜 축구 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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