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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꽃보다 남자’ 봤어요 이거다 싶어 수입 도장 찍었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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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한국판 ‘꽃 남 ’의 포스터 앞에 선 유키 사쿠라이.

 “일본 최고 인기드라마를 한국에서 리메이크한다기에 일찌감치 관심을 가졌어요. 캐스팅된 F4 네 배우를 보고선 ‘이건 된다’고 확신해서 얼른 수입 도장을 찍었죠.”

일본 도쿄 록폰기에 자리 잡은 한류 콘텐트 수입·배급업체 SPO사. 사무실 들머리를 장식한 한국판 ‘꽃보다 남자(이하 ‘꽃남’)’ 포스터를 비롯해 곳곳에 ‘궁’ ‘대왕세종’ 등 한국 TV물의 홍보물이 즐비하다. 8일 이곳에서 만난 콘텐트사업 마케팅 담당 유키 사쿠라이(37)는 “‘꽃남’은 ‘궁’과 ‘주몽’으로 달아오른 신한류(新韓流)를 불 지필 킬러 콘텐트”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본 원작 비교하는 재미=SPO사와 CJ미디어 저팬 등 4개 업체가 합작해 수입한 ‘꽃남’은 현재 유료 케이블 채널 ‘엠넷(Mnet) 저팬’에서 주 1회 방영 중이다. 올 7월 방영을 목표로 지상파 TBS와 협상이 마무리 단계인데, 이 즈음해서 DVD를 발매할 예정이다. 한국 드라마는 일본에서 DVD 1만 세트 이상 팔리면 성공으로 평가되는데, SPO사는 ‘꽃남’이 ‘궁’이 세운 13만 세트 기록을 거뜬히 넘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꽃남’은 만화·드라마·영화가 모두 히트하면서 엄청난 팬층이 확보돼 있어요. 이들은 미남 배우들의 비교는 물론, 한국화된 설정과 스토리 전개에 관심이 높답니다. 대만판이 10만 세트 정도 팔렸는데, 한국판이 훨씬 히트할 거라 확신해요.”

“개인적으론 만화 속 코믹 이미지가 그대로 배어난 구준표(이민호)에게 가장 끌린다”는 유키는 “일본 원작을 가공한 콘텐트를 역수입하면 인지도가 높아서 고정층 확보가 쉽다”며 “내용을 다 알아도 보고 또 보는 일본 시청자의 특성상, 한국 드라마가 노려볼 만한 모델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젊은 층 유입 신한류 기대=드라마 ‘궁’ ‘환상의 커플’과 영화 ‘공공의 적 1·2’ ‘음란서생’등을 수입해 방송(상영) 및 DVD를 출시한 SPO사의 주력 분야는 영화. 2005년부터 매년 ‘한국 영화 페스티벌’을 주최하면서 최신 한국 영화를 집중 소개해 왔다. ‘겨울연가’로 인한 한류 붐이 불었던 첫해는 15만여명이 관람해 3억 엔 이상 수익을 올렸다. 이후 열기가 식긴 했어도 매해 1억 엔 이상 수익을 가져다주는 SPO사 고유의 비즈니스 모델이다. 유키는 “욘사마(배용준) 이후 주춤했던 한류는 ‘대장금’ ‘주몽’의 히트로 남성 시청자를 끌어모으면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며 “ ‘꽃남’ 같은 콘텐트가 젊은 팬층을 유입해 신한류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 글·사진=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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