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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소니언에 영구 전시된 파키스탄 '트럭아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앵커 : 파키스탄 사람들은 화물차를 비롯한 차량에 그림을 그려 넣고 화려하게 장식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수도 카라치에만 5만 여명이 '트럭아트'라 불리는 차량 장식업에 종사한다고 합니다. 파키스탄 국민들이 '트럭아트'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아봤습니다.

파키스탄에서 트럭과 버스는 움직이는 캔버스입니다. 코란에서 유명 배우들까지 가지 각색의 문양들로 장식한 차량들은 회색빛 거리를 화려하게 수놓고 있습니다.

파키스탄 상업과 교통의 요지, 항구도시 카라치의 도로는 언제나 수많은 차들로 가득합니다. 여느 도시와 다를 바 없는 도심의 풍경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화려한 문양과 인상적인 그림으로 장식된 트럭과 버스입니다. '트럭 아트'로 불리워지고 있는 이러한 그림과 장식들은 파키스탄 전역에서 손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아무렇게나 그려넣은 듯 하지만, 나름의 규칙이 있습니다. 운전석 앞과 윗 부분은 신성한 영역으로 이슬람 사원이나 코란의 구절 등 종교적 형상이 자리하고, 옆면은 산과 호수, 동물 등 자연 풍경이 주 입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차량의 뒷 부분인데, 꽃이나 나무등으로 둘러싸인 가운데 파키스탄인 들이 좋아하는 대중 스타들의 초상화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영화배
우나 크리켓 영웅, 전투기 조종사 심지어 다이애나 왕비도 있습니다.

카라치에서만 5만 명 이상의 견습생들과 장인들이 '트럭 아트'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장인들의 조상은 무갈제국 시대때부터 궁전과 사원에서 일하던 화공들이었습니다. 커다란 공장이 아니라 거리 곳곳에 있는 소규모 가내수공업 형태로 도제식으로 작업하며, 각 공정 마다 엄격한 분업으로 작업합니다.

운전사에게 트럭은 생계수단이자 삶의 전부이기 때문에 장식에 들이는 그들의 정성은 그만큼 각별합니다.차 한대를 장식하는데는 6주에서 10주 정도가 걸립니다.비용 역시 만만치 않아서 최소 2000달러 이상이 드는데, 이는 운전사들의 2년치 연봉에 해당합니다. 막대한 비용을 들이면서도 운전사들이 장식을 하는 것은 외양이 화려하면 할 수록 손님들을 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식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운이 찾아온다고 믿기 때문에 최대한 화려하게 장식하기를 원합니다.

파키스탄의 '트럭 아트'는 2002년 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개최한 민속페스티벌에 초청된 후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영구 전시물로 등록되어 전시되고 있습니다.

도규만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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