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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상 '빠르고 값싸게'…MP3 음악파일 다운으로 해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9면

음반을 구입하며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고민. '딱 한 곡만 필요한데 방법이 없나' '일단 모든 곡을 들어보고 살 수는 없을까' 등등이다.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기술의 발전으로 가능해지는 세상이니 이런 고민쯤은 쉽게 해결될 법도 한데….

인터넷상의 한 홈페이지. 신예 여성그룹 S.E.S의 '아임 유어 걸' 이나 김건모의 '당신만이' 등 최신 인기가요의 제목이 눈에 띈다.

자세히 보니 이러한 노래들이 MP3라는 음악파일로 저장돼 언제든지 자신의 PC로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다. 멀티미디어 PC상에서 '윈앰프' 나 '윈플레이' 같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하면 이 파일로 CD와 비슷한 음질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물론 통신비를 제외하면 무료다.

MP3란 최근 가장 각광을 받는 음악파일의 한 종류다.

일반적으로 CD에 담겨있는 3분 정도 길이의 음악을 파일로 만들면 약 40메가바이트 (Mb) 의 크기가 되는데 반해 MP3의 경우 3~4Mb로 압축할 수 있다.

PC의 하드디스크 용량이나 통신의 전송속도가 제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크기가 작은 MP3 파일의 인기는 당연한 일. 그렇다고 '비싼 돈을 주고 음반을 구입해온 나는 바보' 라고 자책할 필요는 없다.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MP3 파일을 공개적 통신망에 올려놓는 것은 저작권 침해행위로 형사고발까지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해 이같은 문제가 제기돼 4대 통신사 공개자료실에서 이 파일은 자취를 감췄었다.

대신 지금은 유료 MP3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사용료는 1곡당 3백원 또는 1분에 20원. 현재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인터넷상이나 사설 BBS (전자게시판)에서 제공하고 있는 MP3 파일의 무단 유통을 막기 위해 통신망 사업자들과 함께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단속을 강화한다고 저작권 문제가 쉽게 해결될까. 사설 BBS를 적발하기가 어렵기도 하지만 기술 개발 그 자체가 문제의 근원이기 때문에 그리 쉬워보이지 않는다.

최근 일본 야마하에서 개발한 VQF라는 파일을 보자. 이 파일은 MP3와 비슷한 음질을 갖추고도 압축률이 더 높은 (파일 크기가 작은) 까닭에 호응을 받고 있다.

게다가 단속의 초점이 MP3에 집중돼있으므로 통신의 공개자료실에 등록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만일 이 파일을 단속한다 하더라도 또다른 형태의 파일이 등장하지 않겠는가.

때문에 저작권료를 지불하지 않은 음악파일의 유통을 발본색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듯하다.

사실 이 기술은 잘만 이용된다면 새로운 음악유통 방법으로 떠오를 수 있다.

사이버 문화예술기획 '아름나라' (http://www.arumnara.com) 의 홈페이지는 한 사례다.

성기완.옐로우 키친.리디안 등 언더그라운드 뮤지션의 음악을 창작자의 양해 하에 소개하고 있다.

유통에 곤란을 느끼거나 음반사를 찾지 못해 앨범을 제작할 수 없는 음악인이라면 MP3를 이용한 음악활동도 생각해봄직 하다.

어디 그뿐인가.

CD가 급속하게 비닐레코드 시장을 잠식했듯 정보인프라가 잘 구축되고 나면 MP3가 대안으로 떠오를지도 모를 일이다.

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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