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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봄 취업대란…30대 그룹 중 13곳 채용계획 없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국제통화기금 (IMF) 한파로 국내 30대 그룹중 25개 그룹이 올해 상반기중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규모를 대폭 줄일 계획이어서 봄부터 취업대란이 예상되고 있다.

또 채용형태도 그룹별 공개채용이 줄어드는 대신 계열사별 수시채용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본사가 최근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올해 신규채용 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곳은 SK.쌍용.기아.금호.한라.동아.동국제강.진로.코오롱.한일 등 13개 그룹에 이르고 있다.

LG.대우.한진 등 12개 그룹은 지난해보다 채용규모를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으며, 특히 한화.동부 등은 무려 50%를 줄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신규인력을 뽑겠다고 응답한 곳은 삼성.한솔.아남 등 3개 그룹뿐이었다.

L그룹 인사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에 뽑은 공채인력의 현업 배치가 늦춰지고 있는데다 정리해고 요건상 신규채용 억제가 우선돼야 하는 만큼 올 상반기중 채용규모는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 이라고 전망했다.

D그룹 인사관계자도 "한꺼번에 많은 인력을 공채하는 방식은 점차 사라지고, 대신 그때 그때의 인력수요에 맞춰 계열사별로 수시.특별채용하는 방식이 자리를 잡을 것" 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지난해 상반기중 대졸자 채용규모는 50대 그룹 1만여명에다 중견.중소기업, 공기업, 금융기관 등을 합쳐 4만여명선이었으나 올 상반기중 대졸자 채용은 지난해의 25% 수준인 1만여명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취업전문기관인 리크루트에 따르면 올해 전체 취업희망자는 지난해보다 6만~7만명 늘어난 38만~4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각 기업들의 고용 흡수능력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2만~3만명 줄어든 5만~6만명에 불과해 취업경쟁률이 어느 해보다 격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홍병기·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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