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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나들이의 색다른 즐거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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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 도시락부터 나들이 도시락까지. 권씨에게 가장 행복한 순간은 아들 혁준이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시간이다.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 촬영협조= 푸드앤컬쳐코리아

가족 나들이의 색다른 즐거움
사랑의 맛, 아빠표 도시락

“아직 ‘봉주’의 조리복을 입어요.” 드라마 ‘식객’이 막을 내린 건 지난해 9월. 하지만 탤런트 권오중(38)씨는 요즘도 심심찮게 도마 앞에 선다. 최근엔 한식자격증까지 취득했다. 그가 요리에 맛을 들인 이유는 아들 혁준이(12)가 ‘아빠의 음식’을 좋아하기 때문. 가족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요리사를 자청하는 권씨로부터 ‘아빠표 도시락’을 배워봤다.

프리미엄 이유림 기자 tamaro@joongang.co.kr

레시피의 상식을 깨라
 권씨는 도시락 메뉴로 ‘간편한 것’을 추천했다. “아이들은 얌전히 식사하지 않아요. 뛰어놀기 바쁘죠. 그래서 김밥·주먹밥처럼 한 입에 쏙 넣을 수 있는 메뉴가 좋아요.” 하지만 햄·계란·시금치·단무지 등이 들어가는 김밥은 생각처럼 만만한 아이템이 아닐 듯하다. 기자의 속마음을 훔쳐본 걸까. 권씨의 말이 이어진다. “그것들이다 들어가야만 김밥인가요?” 소금·설탕·참기름·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린 무생채, 또는 볶은 김치와 계란만 넣어도 나무랄 데 없는 ‘작품’이 나온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레시피에서 벗어나라.’ 권씨가 요리초보 아빠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다. “요리책을 보면 생소한 재료부터 그램으로 표시된 조리법까지 아빠들이 지레 겁먹을 만하죠.” 그는 메뉴를 선택한 후 ‘냉장고부터 열라’고 조언한다. 책에 나온 재료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게 권씨의 요리 지론이다. 얼마 전부터 양식 섭렵에 나선 그가 가끔 만드는 오믈렛의 속은 아내와 아들에겐 ‘호기심 천국’이다. 냉장고 사정에 따라 그때그때 다른 재료로 채워지기 때문이다.
 
양념의 황금비율이 맛의 비결
 같은 재료인데 아빠가 요리하면 왜 맛이 안날까. 권씨는 ‘양념의 비율’이 관건이라고 말한다. 간장이 한 큰술이면 설탕·참기름은 각각 반술씩, 고추장이 한 큰술이면 설탕은 반술. 이렇게 양념의 공식만 익혀두면 일등주부 못잖은 맛깔을 뽐낼수 있다는 것. 여기에 설탕 대신 허니파우더나 꿀을, 일반 소금대신 천연소금을 쓰는 센스를 발휘한다면 웰빙 아빠로서의 자격도 충분하다. 이조차 어렵다면 양념 볶음멸치나 양념이 되어 있는 ‘구운김’을 이용해 주먹밥을 만들어도 무난하다.
 
먹기 편하게, 보기엔 예쁘게
 도시락의 첫인상도 중요하다. “달걀부침 위에 케첩으로 하트를 그린 볶음밥, 별·하트·달 모양의 쿠키커터로 만든 주먹밥은 아이들에게 인기”라는 권씨는 “도시락 위에 잘게 채 썬 색색깔의 야채나 새싹들을 뿌려주면 입맛을 돋운다”고 소개했다. 마실 것은 과일음료가 제격. 우유·과일·시럽을 넣고 갈면 시중음료보다 신선하고 맛도 좋다. 과일꼬치는 권씨가 준비하는 단골 후식. 씨 없는 포도·딸기·바나나 등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꼬치를 만들면 아이들이 좋아한다는 것. 권씨는 “아이들에게 아빠표 도시락은 별미”라면서 짬짬이 도전하다 보면 요리솜씨는 물론 가족행복지수도 올라간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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