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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 김찬삼씨 유라시아 횡단기 출판…'82세 젊은이' 또 하나의 도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여행 대부 (代父) 김찬삼 (金燦三) .해외여행이라고는 꿈도 못 꾸던 시절, 세계를 누비며 온갖 문화와 풍물을 접하고는 여행기에 오롯이 담아내 독자들을 설레게 했던 사람. 만년 청년 같던 그가 올해로 82세를 맞았다.

언어 장애가 있으며 거동도 다소 불편하다.

나이 탓이다.

여행 기록으로 따지자면 58년을 시작으로 18차례나 여행길에 올랐으며 외국에서 보낸 날짜는 햇수로 13년에 이른다.

거리로 치면 지구를 28바퀴나 돌았다.

가장 최근에 했던 여행은 중국.인도.중앙아시아.유럽에 이르는 유라시아 대륙을 탐사한 아구 (亞歐) 답사. 92년부터 1년간 대륙을 횡단하며 떠났던 여행이었다.

그 후 건강상의 이유로 평생 업으로 삼던 여행을 이제껏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여행 기록을 모아 이번에 책으로 펴냈다.

'황허의 물은 천상에서 흐르고' '실크로드를 건너 히말라야를 넘다' 라는 제목으로 중국과 네팔의 여행기록을 2권으로 나눠 낸 것 (디자인하우스刊) . 무엇보다 보통 유럽과 아시아를 합쳐 부르는 유라시아 대신 주체성을 살리기 위해 아시아와 구라파를 합한 다소 독특한 '아구 답사단' 이라는 이름부터 눈에 띈다.

이 책은 마르코 폴로가 여행한 실크로드를 거슬러 올라가며 중국 시안 (西安).둔황 (敦煌) , 티베트의 장쯔 (江孜).라쯔 (拉孜) 등지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다.

4명의 동료와 함께 광활한 중국대륙, 탁 트인 히말라야 고원을 누볐다.

지역과 날짜 순으로 여행지의 풍물을 담아내면서도 동.서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으로 관련 인물, 역사적 사실을 끄집어내 읽는 맛을 더해준다.

또 여행가 김찬삼은 여생의 사업으로 그동안 모은 여행서적.자료.기념품을 모아 부지를 마련해 놓은 영종도에 여행 박물관을 만드는 것을 꼽았다.

40년간 독자에게 글로만 전해주던 여행의 참맛을 보고 느끼게 해주기 위함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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