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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상철의 중국산책] 쓰촨 대지진 1주년, 우리가 보고픈 것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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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대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베이촨의 지진 기념 표지.

12일로 쓰촨성 대지진 발생 1주년을 맞습니다.

지난 7일 중국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당시 리히터 규모 8.0의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는
무려 8만 6633명(사망+실종)에 달한다고 합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을 불과 석 달 앞두고 터진 대재앙에
중국은 물론 지구촌 전체가 놀라고 또 안타까워 했습니다.

그런 비통한 참사 1주년을 맞아
중국과 세계의 언론이 당시의 지진 참사 현장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진 참사 현장에서 벌어지는 현상은
마치 동상이몽을 꿈꾸는 것이라기도 한 듯 사뭇 다른 것 같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1년 동안
지진 피해를 얼마나 잘 복구했는가를 보여주고 싶어하지요.

반면 일부 서방 언론은 지진으로 아이를 잃은 부모의 슬픔,
즉 부실 공사로 학교 교실이 무너지며 자녀를 잃은 부모의 애통함과
이로 인해 터져나오는 중국 당국에 대한 분노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요.

그런 탓인지 지난 주 파이낸셜 타임스 등
일부 서방 언론은 슬픔이 분노로 바뀐 중국 부모를 취재하려다
중국 경찰에 제지 당해 '억울하다'는 투의 뉴스 보도로 일관하고 있네요.

중국 당국이 보여주고 싶은 것도 뻔하지만
서방 언론이 관심 갖는 것도 너무 뻔해 보이긴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쓰촨 대지진 1주년을 맞아
좀 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부분은 어떤 점일까요.

중국 당국이 일방적으로 전하는 업적성 복구 실적도 아니고,
'중국 경찰과 실랑이를 벌였다' 투로 일관하는 보도도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지진 참사에서 살아 남은
한 평범한 중국인이 직접 당해보지 않고선 알기 어려운 슬픔과 고통,
이런 불행과 지난 1년 간 어떻게 투쟁했는가의 '1년 삶'이 아닐까 싶습니다.

뜻밖의 불행을 맞아 어떻게 자신을 추스려 왔는가,
그리고 또 어떤 희망과 목표를 갖고 전진해 나가고 있는가,
수많은 재해와 전란을 이겨내며 중국 대륙에서 수천년 살아온
'중국인 특유 정신력'의 한 단면을 이해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를 위해 살아가지,
그 이외의 어떤 것을 위해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1993년 소설 '산다는 것'(活着)을 발표한 위화(余華)의 말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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