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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칼럼] 자기소개서, 어떻게 써야 할까?

중앙일보

입력

왜 자기소개서인가?
취업난이 심화되면서, 자기소개서를 잘 쓰기 위한 구직자들의 노력도 심화하고 있다. 어떤 구직자들은 자기소개서 전문 컨설팅 업체에 첨삭을 의뢰하는가 하면, 어떤 대학생들은 국문과에 다니는 친구들의 손을 빌려 수려한 문체를 선보이기까지 한다.

사실 자기소개서는 취업의 처음이요 끝이라 할 수 있다. 채용 전 과정을 거쳐, 본인의 ‘얼굴’로 자리매김한다고 보면 된다. 이유는 두 가지다. 우선, 자기소개서는 지원자 본인을 ‘정성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다. 서류 전형에서의 다른 항목들은 모두 당신을 ‘정량적’으로 나타낸다. 무슨 학교를 나왔는지, 영어 점수는, 학점은 몇 점인지를 통해 당신은 그들에게 ‘내가 어느 정도 수준의 지원자’ 라는 판단을 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그러나 회사에서는 이런 스펙들만큼, 혹은 그 보다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왜 들어오고 싶은지, 함께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인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 이는 점수로 계량화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정성적인 영역의 것이며, 이를 설명해줄 수 있는 서류는 오직 자기소개서 뿐이다.

또 하나는 자기소개서가 면접 등 서류전형 이후 과정에서도 계속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 서류 통과 후 면접에서는 자기소개서를 갖고 본인의 경험, 포부 등을 상세히 묻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자기소개서의 내용이 부실하거나, 엉뚱한 내용을 썼다면 본인에게 주어진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할 수 있다.

자기소개서, 어떻게 쓸까?
그렇다면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 취업준비생들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범하기 쉬운 오류를 중심으로 자기소개서를 어떻게 써야 할지를 알아보자.

자기 PR은 적당한 수준에서 하자
본인을 드러내야 하는 자기소개서에서는 적정한 자신감의 수위를 맞추기가 쉽지가 않다. 혹자는 근거없는 자신감에 큰 소리를 치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너무 겸손하다 변변히 질문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소개서에 담는 적정한 자신감의 수위는 '겸손과 매너를 지키면서 당당하게 포부를 밝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작은 규모더라도 자신의 성과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그 성과와 의미, 회사에 주는 시사점 등을 표현을 하는 것이 좋지만, 근거도 없이 ‘시켜만 주시면 뭐든지 잘할 수 있다’ 라고 말하는 건 오히려 본인의 신뢰성을 깎아 내리는 것이 될 수 있다.

구체적인 성과를 언급하라
자신을 뽑아야 하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 자기소개서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언급하는 것은 필수이다.
본인의 경험을 쓸 때에는 이력서에 쓰듯이 단순 나열하기 보다는, 본인이 그 경험을 왜 하였고, 그 경험을 수행할 때 어떤 역할을 했고, 하고 나서 무얼 배웠는지 완결성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3년 뒤, 10년 뒤를 제시하라
최근에는 지원자가 회사 안에서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묻는 경우가 많아졌다. 또한 질문의 수준도 단순한 ‘포부’를 묻는 수준에서 회사 안에서 하고 싶은 일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상세히 쓰는 수준으로 구체화되었다.

지원자는 이러한 경향에 대응하기 위해 먼저 회사에 대해 충분히 알아야 한다. 지원자는 자기소개서 작성에 앞서, 언론보도, 재무제표, 홈페이지의 내용 등을 꼼꼼히 숙지하고, 가능한 경우 내부인과의 대화를 통해 회사의 동향과 당면 과제 등에서도 파악하는 것이 좋다.

3년 뒤,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제시하는 것도 필수다. 단기적으로는 3년 뒤에 어떤 가치를 조직에 가져올 수 있는지, 10년 뒤에는 어떤 역량을 갖출지를 실현가능하게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미래 제시는 회사에 대한 로열티 평가와 자기 계발에 대한 계획을 평가하는 좋은 자료가 된다.

'완벽주의'가 단점이라고? 완벽하게 떨어진다
최근 기업들은 ‘보완점을 쓰라’, ‘실패 경험을 쓰라’, ‘어려움을 극복한 사례를 쓰라’ 라는 등의 문항으로 지원자들의 단점을 털어놓기를 유도하고 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단점은 솔직하게 말하되 치명적인 약점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원자들은 ‘할 말은 한다’ 라거나 ‘원칙을 고수한다’ 라는 등의 단점을 가장한 장점을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에 공감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오히려 '얘는 식상하다'는 평가를 받기 쉽다.

단점은 단점으로 솔직하게 제시하되, 본인이 이것을 극복하고자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기술하는 것이 더 솔직해 보이고, 본인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글=유용수 칼럼니스트 ysyoo@nemopartners.com
그림=유지원 일러스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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