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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하며 넓힌 생각, 글쓰기 수업에도 도움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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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본격적인 정기 토론에 앞서 동아리방에서 자장면으로 속을 든든히 한 후 잔디밭에서 환담을 나누는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독서동아리 ‘노굿’ 회원들. 조문규 기자

“늘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기억에 남고, 또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지금 이 순간 나는 너무나 두렵다. 결국 좋은 사람이 아니었을까봐, 결국 남은 게 없을까봐”(배한진·08학번)

“반성· 사과 그리고 책임지는 것, 이 모든 것이 일주일 사이에 이루어지기는 힘들겠지만 지금까지 삶의 마침표이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최지환·09학번)

‘유언장’을 읽어가는 이들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린다. 6일 저녁 서울대학교 13동 건물 321호실, 소비자아동학부 독서동아리 ‘노굿’이 정기 모임 자리다. 14명의 학생이 참석했는데 돌아가며 ‘일 주일 후 죽는다는 가정하에 쓴 유언장’을 발표하는 참이다. 이날 토론거리가 죽음의 의미를 다각적으로 조명한 주제 사라마구의 환상적 소설 『죽음의 중지』(해냄출판)이기에 기획한 순서다.

2003년 결성돼 이날로 108회 토론회를 가진 ‘노굿’은 콩꽃의 순우리말로 ‘언젠가 오고야 말 행복’이라는 꽃말에 반해 이름지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현재 회원은 40명으로 졸업생을 포함하면 100명에 육박한다. 연륜에 비해 적지만 매년 신입생 50명 중 10명 정도가 가입할 정도로 호응이 크다. “ 친목을 위해 가입했는데 재미도 있고 생각이 깊어지는 걸 느낀다” 신입생인 김동준 학생 얘기다. 부모님도 좋아하고 전공필수인 ‘사회과학 글쓰기’강좌 같은 것을 듣는 데 도움이 된다고.

모임은 책 선정에서 토론진행까지 전적으로 학생들이 꾸려간다.

“책은 학기 초 회원들의 추천을 받아 표결로 정하는데 이번 책은 자살이 사회이슈가 된 요즘 상황에 딱 맞아떨어졌네요” 정윤선(08학번) 동아리 회장의 설명이다. 중앙일보에서 캠페인을 한다는 소식을 친구로부터 듣고 ‘Yes! Book’ 북클럽에 등록했다는 그는 “이번에 받는 책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친 만큼 폭넓은 독서를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반겼다. 그런데 복학하자마자 동아리를 찾았다는 이준석(05학번) 학생은 “갈수록 문학작품 선정이 느는 걸 보면 몇 살 아닌데도 세대차이를 느낀다”고 귀띔한다.

그간 토론됐던 책목록을 보니 제법 탄탄하다. 토마스 쿤의 『과학혁명의 구조』 등 고전에서 정이현의 소설 『오늘의 거짓말』까지 폭이 넓다. 또 토론 때마다 ‘자료집준비팀’이 책 소개, 생각을 돕는 글, 논의 사항 및 활동 순으로 자료를 정리해 토론의 깊이를 도모한다.

“혹 책을 읽지 않고 참석해도 토론하는 데 도움이 되거든요” 안수빈 부회장(08학번) 이 거든다. 이날도 절반 가량이 책을 읽지 못하고 왔단다. “보통 한 달에 두 권 정도 읽는데 이번엔 중간고사가 겹쳐서…” 몇몇 학생이 쑥스러운 표정을 짓지만 토론은 제법 활기를 띤다. 자료집이 그만큼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번 자료집에서도 전은지(08학번) 학생의 책 소개나 사회를 맡은 이현구(08학번) 학생의 ‘생각을 돕는 글’은 어지간한 서평을 뺨치는 솜씨다.

이날 토론은 이를 바탕으로 안락사 문제에서 ‘죽음이 사라진 나라의 총리라면 어떻게 대처할지’까지 자유롭게 이어졌다. 학생들이 꿈도 끝간 데 없이 뻗어 가는 듯했다.

김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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