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주일 한국문화원 30년 셋방살이 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주일 한국문화원이 11일 일본 도쿄 번화가인 신주쿠(新宿) 요쓰야(四谷)에 새로 문을 연다. 건축비 1000억원을 들인 새 청사는 부지 2200㎡에 지하 1층, 지상 8층 규모다. 한국문화원이 자체 독립 건물을 갖게 된 것은 1979년 일본에 처음 진출한 뒤 30년만이다. 그 동안은 도쿄의 민단 건물에 세들어 있었다. 새 빌딩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와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 등도 입주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예정이다. 이런 복합적 요인을 고려해 이 빌딩의 공식 명칭은 주일한국대사관 ‘코리아센터’로 지었다. 강기홍 한국문화원장은 “한·일 공동 문화행사 등을 통해 문화를 통한 양국 교류를 한층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개관을 앞두고 언론에 공개된 한국문화원의 첫 인상은 현대성이다. 은빛을 띠는 외벽이 곡선으로 만들어져 한국의 역동성을 나타내면서 전통과 현대를 아우른 세련미를 더했다. 1층은 천정이 탁 트여 시원한 느낌을 주는 로비로 방문객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당 구실을 한다. 이어 1~4층까지 올라가면서 각종 전시실과 이벤트 홀이 깔끔한 모습으로 손님을 맞는다. 한국 고유 건축 양식에서 테마를 끌어온 점이 눈길을 끌었다.

1층에는 미술전·사진전 등 다양한 전시회가 가능한 ‘갤러리 미’가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개관 기념으로 11일부터 1주일간 ‘한지(韓紙) 그림 특별전’이 열린다. 27일부터는 한국과 일본의 중요 무형문화재, 전통 공예 작품 전시가 계획돼 있다.

높은 천장이 필요한 공연장 ‘한마당 홀’은 2~3층을 터서 만들었다. 307석 규모 대형 홀이어서 각종 무대 공연은 물론 영화 상영도 가능하다. 3층 도서영상자료실은 한국 관련 서적 2만3000권을 구비하고 열람석도 넉넉히 설치했다.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하면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다. 4층에는 세미나실과 방음 설비를 갖춘 전통악기 연습실을 배치해 장구·가야금 등 한국 전통악기 실습도 가능하다.

특히 4층에 들어선 한국 전통 사랑방과 한국식 마당 ‘하늘 정원’에서는 한국 전통 가옥을 체험할 수 있다. 사랑방에는 여름에 통풍을 위해 접어서 올리는 문을 달았고 한국식 고가구도 소품으로 배치했다. 사랑방 앞 밖에 있는 하늘 정원의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전통 한옥에 온듯한 착각에 빠진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