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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올림픽 종목 도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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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민속 스포츠 씨름이 레슬링을 등에 업고 올림픽 종목에 도전한다. 씨름을 ‘비치 벨트 레슬링’으로 이름 짓고 올림픽 레슬링 종목에 넣겠다는 것이다.

이 작업은 지난해 출범한 세계씨름연맹(총재 윤명식)이 주도하고 있다. 세계씨름연맹(World Ssireum Federation·WSF)은 4월 1일 국제레슬링연맹(FILA)으로부터 다섯 번째 산하단체로 정식 인준을 받았다. 명칭은 ‘씨름(Ssireum)’이지만 외국인들에게는 ‘모래사장에서 샅바를 잡고 하는 경기’라는 뜻을 인식시키기 위해 ‘비치 벨트 레슬링’으로 알리기로 했다.

세계씨름연맹 윤 총재는 “씨름이 FILA의 산하단체로 등록됨으로써 전 세계에서 통일된 룰 아래 경기를 할 수 있게 됐다. 이를 계기로 2016년 올림픽 종목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세계씨름연맹은 지난해 9월 열린 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를 계기로 태동했다. 당시 벨트레슬링 종목에 출전했던 선수들이 한국의 전통 방식으로 씨름 경기를 벌였고, 박진감 넘치는 씨름에 매료된 각국 대표들이 씨름의 세계화를 위해 연맹을 결성하기로 한 것이다.

씨름의 올림픽 종목 진입이 터무니없는 목표만은 아니다. FILA가 ‘비치레슬링’을 2012년 런던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넣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비치레슬링은 내년 8월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회 청소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돼 있다. 7일 태국 파타야에서 끝난 아시아 비치레슬링 대회를 참관하고 온 김익종 FILA 심판부위원장은 “모래밭에서 하는 비치레슬링은 씨름과 매우 유사하다. 여기에 샅바만 차면 바로 씨름이 된다”고 말했다.

윤 총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때 씨름을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고, 2016년 올림픽 때 시범종목으로 넣기 위해 씨름인들과 힘을 합치겠다. FILA의 라파엘 마티네티(스위스) 회장도 씨름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분위기가 좋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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