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 '김대중 당선자 대북정책' 선도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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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가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과 만나 나눈 대화엔 주목할 대목이 몇가지 있다.

김대중 당선자가 이끄는 신정부의 중국에 대한 시각과 입장을 분명히 전달한 대목이다.

8일 다이빙궈 (戴秉國) 중공당 (中共黨) 대외연락부장 (장관) 과 9일 저녁 중공당 서열 5위인 후진타오 (胡錦濤) 상무위원과의 만찬에서 金명예총재는 '남북불가침 조약' 의 필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그는 "차기대통령인 김대중당선자와 나의 대북정책은 다르지 않다" 고 전제, "북한에 대해 무력사용을 절대 하지 않을 것이며 흡수통일 역시 생각지 않고 있다" 고 강조했다.

불가침부분과 관련, "74년 헬싱키 평화선언으로 유럽의 안정적 평화가 이룩된 것처럼 동북아는 남북한이 불가침조약을 맺고 여건을 다져갈 때 항구적인 번영과 안정이 보장될 것" 이라며 "중국이 이에 주도적.선도적 역할을 해달라" 고 당부했다. 중국측도 이에 화답했다.

후진타오와 다이빙궈는 "남북한 양국의 긴장완화에 앞장서서 노력하겠다" 면서 중국과 북한은 '평화공존 5원칙' 에 의한 일반적 관계임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

金명예총재는 이와 함께 "중국과 몇가지 공통인식을 확인하고 이에 대한 적극적 판단을 구할게 있다" 고 말했는데 11일 장쩌민 (江澤民) 주석에게 전달할 김대중당선자의 친서와 관련, 관심을 모으고 있다.

중국 공산당과 자민련은 金명예총재의 江주석 예방직후 공동합의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만문제에 대해선 "상업적 무역관계는 유지하되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 고 의견을 모았다.

중국측은 대선 후 한국의 새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는 희망을 여러차례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할 예정인 金당선자가 중국에 대해서도 똑같은 비중을 갖고 있음을 金명예총재를 통해 전달하려는 뜻도 JP의 이번 방중 (訪中)에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지도부도 3월의 전국인민대표자대회 준비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와중에 JP를 '차기정부의 총리' 에 준하는 극진한 대접을 했다.

베이징 = 전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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