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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필 명예총재 '총리' 인준 巨與 기류변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명예총재의 총리임명과 관련한 한나라당 내의 기류에 작지만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중진들이 애초의 완강한 반대입장과는 뉘앙스의 차이가 있는 발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세응 (吳世應) 국회부의장은 최근 초선의원들과의 오찬에서 "당론에 따르겠지만 칼을 너무 휘두르면 그 칼에 우리도 다칠 수 있다" 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세기 (李世基) 의원은 "아직까지 뭐라 말하기는 어렵다" 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영구 (金榮龜) 의원도 "金당선자측에서 인사청문회를 하겠다던 대선공약을 바꾼 이유를 국민에게 잘 설명해줘야 명분이 선다" 고 말한다.

듣기에 따라 납득할만한 설명이 있으면 반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충청권 의원들은 더 적극적이다.

김종호 (金宗鎬).이완구 (李完九) 의원은 이미 JP인준에 개인적인 찬성의견을 밝히고 있다.

오장섭 (吳長燮) 의원도 "법의 도입과 누구를 동의하는 문제는 다르다" 고 말했다.

인사청문회 도입과 JP총리는 별개라는 얘기 같다.

이같은 변화의 바탕에는 자민련의 노력이 있다.

자민련은 金명예총재는 물론 김용환 (金龍煥).박준병 (朴俊炳).정상천 (鄭相千) 부총재 및 강창희 (姜昌熙) 사무총장.조장래 (趙章來) 총재비서실장.이정무 (李廷武) 원내총무, 이긍규 (李肯珪).이동복 (李東馥).구천서 (具天書) 의원 등 당직자들이 전원 한나라당 의원들을 상대로 한 설득에 나서고 있다.

조부영 (趙富英).조영장 (趙榮藏) 전의원 등도 가세한 문자 그대로 총 출동태세라고 한다.

자민련은 국민회의측에도 지원을 요청, 김상현 (金相賢) 의원.박상천 (朴相千) 총무 등이 한나라당 중진들에게 인사청문회 관련법 처리를 3월국회로 늦출 것을 설득중이다.

물론 한나라당내 다수의 'JP총리' 반대입장은 아직 완강하다.

김문수 (金文洙) 의원은 "이탈표를 막기 위해 백지투표로 하자는 주장도 있다" 고 설명한다.

소속의원들이 기표소에 들어가지 않고 무기명 상태의 투표용지를 그대로 투표함에 넣는 공개투표다.

88년 13대 국회에서 김대중 (金大中).김영삼 (金泳三) 두 총재가 이끌던 평민당과 통일민주당이 강영훈 (姜英勳) 총리임명을 저지하기 위해 이 방법을 쓴 일이 있다.

다른 한편에선 하경근 (河璟根) 정책위의장이 "우리쪽에서 이탈표가 나와도 국민회의에서 JP반대표가 나올 것" 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어쨌든 반대입장에선 일치한다.

이제 총리지명은 보름정도밖에 남지 않은 상태다.

JP문제가 해결돼야 조각 (組閣) 작업도 진전이 가능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간 여유는 채 10여일도 안되는 형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공식입장은 조속히 국회운영위에서 인사청문회 관련법을 처리, 총리지명에 결정타를 먹인다는 방침이다.

급류를 타기 시작한 JP총리 동의문제가 어떤 결론을 내리게 될지 주목된다.

채병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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