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 치고 밤 새우며 한강둔치서 ‘록의 잔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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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싸구려 커피’라는 노래로 유명한 인디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의 노래를 들으며 한강 공원을 거니는 것은 어떨까. 유치해 보일 수도 있지만 노래 제목에 맞춰 인스턴트 커피 한 잔 타서 들고 있으면 분위기에 어울리겠다. 이런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축제가 9~10일 한강시민공원 난지지구에서 열린다. 2007년 시작된 서울월드DJ페스티벌로 올해로 3회째다.

글래스턴베리·버닝맨 등 해외 유명 록 페스티벌처럼 서울에서도 남녀노소 관계없이 음악에 몸을 맡길 수 있는 행사로 기획됐다. 이상은·다이나믹 듀오 등 인기 가수들이 공연을 한다. 또 스콧 풀렌, 토와 데이 등 국내외 유명 DJ와 힙합댄스 그룹도 이틀간 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서울시와 마포구가 후원하는 이 페스티벌은 단순히 공연을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시민들은 한강공원 난지지구 내의 캠핑장에 숙소를 정해놓고 캠핑장과 강변 둔치 등 공원에서 축제를 만끽할 수 있다. 페스티벌 사무국은 텐트 160동을 설치해 놓았다. 참가자들은 페인트·색연필·색종이 등 다양한 준비물로 텐트를 맘껏 꾸밀 수도 있다.

공연 시간은 9일 오후 2시~10일 오전 6시, 10일 오후 2~7시지만 나머지 시간에도 쉼 없이 이벤트와 춤사위가 펼쳐진다. 강변 둔치에서는 코스프레와 페이스페인팅 등의 이벤트도 열린다. 행사에는 자원활동가 200명도 참가한다. 류재현 페스티벌 감독과 마포구청이 공동으로 개설한 축제학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이다. 대학생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배의 수강생들은 올해 초부터 류 감독과 매주 한두 차례 모여 아이디어를 고민해 왔다. 이번 페스티벌의 특징인 캠핑장 아이디어는 수강생 하현숙(24·홍익대 경영학4)씨가 내놓은 것이다.

축제는 젊은이들만의 무대가 아니다. 서교동에 거주하는 50~60대 200여 명도 초청됐다. 연령대에 상관없이 모두가 즐기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서다.

페스티벌 참가비는 1인당 5만원으로 부담일 수 있다. 그러나 가족 단위로, 친구끼리 한강변에서 봄날 밤을 즐기기에는 한번 시도해 볼 만하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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