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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하숙비도 껑충…작년보다 10∼30% 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지방 출신인 연세대생 權모 (23.정치외교4) 씨는 하숙을 그만두고 방을 하나 얻어 자취하기로 했다.

회사원인 아버지의 월급이 크게 줄어들어 고향집에 손벌리기가 미안한데다 이달 들어 하숙비가 25만원에서 28만원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새학기를 앞두고 전국 대학가 주변 하숙비와 전세가격이 지역에 따라 10~30% 오르는 등 방값이 껑충 뛰어 학부모.학생들에게 큰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하숙비나 전세비를 감당하지 못한 학생들이 자취방이나 학교 기숙사로 대거 옮기거나 방값을 줄이기 위해 몇몇이 모여 사는 '공동 거주' 가 성행하고 있다.

서울 신촌의 경우 최근 2인1실 기준 하숙비가 23만~25만원에서 26만~28만원으로 올랐다.

전북완주군 우석대 주변은 지난해 1천3백만원이던 20㎡ 원룸형 전세 가격이 1천5백만원으로 2백만원 가량 상승했고 하숙비도 1인용 방 한칸에 30만원 하던 것이 올해는 35만원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대구시북구산격동 경북대 부근의 2인실 방값도 지난해 25만~30만원에서 올해 30만~35만원으로 20~30% 가량 올랐다.

이같은 방값 상승으로 하숙에 비해 생활비가 절반 수준인 기숙사가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경북대의 경우 올 신학기 5백60명 모집에 1천1백73명이 신청, 2.1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기숙사 관계자는 "가정형편을 이야기하며 기숙사에 들어갈 수 있도록 졸라대는 학생들의 '청탁' 에 시달리고 있다" 고 말했다.

대학이 밀집돼 있는 수원지역도 4~5명이 수백만원씩을 모아 20평대의 소형아파트를 전세얻어 생활하는 학생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영남대 등 사립대가 몰려 있는 경북경산시 K부동산 관계자는 "학생들이 몰려다니며 함께 거주할 자취방을 구하는 경우가 잦다" 며 "학생들도 경제난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는 것 같다" 고 말했다.

이해석·안장원·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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