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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신종 플루 6단계 경보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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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미국 텍사스주에서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1N1)로 인한 첫 미국인 사망자가 발생했다.

텍사스주 보건 당국은 5일(현지시간) “멕시코 접경 지역인 캐머런 카운티에 살던 여성(33)이 이날 오전 신종 플루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교사인 이 여성은 과도한 비만에 담석·폐렴을 앓고 있었으며, 입원 중에 아이를 출산했다고 A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이던 생후 23개월의 멕시코 유아가 지난달 27일 휴스턴의 한 병원에서 신종 플루로 목숨을 잃었지만, 멕시코에 다녀 온 적 없는 미국 내 거주자가 사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여성이 살던 캐머런 카운티 보건 당국의 레오넬 로페즈는 뉴욕 타임스(NYT)에 “신종 플루가 이 여성의 병을 악화시켜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밝혔다.

미국 내 신종 플루 감염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4일 286명이던 미국 내 감염자는 5일 38개 주 403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일리노이주에서는 감염자 수가 이날 82명으로 급증했다. 현재 미국 내 입원 환자 수는 35명이며, 추정환자는 700명 정도라고 AP는 전했다. 캐슬린 시벨리어스 미 보건장관은 “감염자 수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입원자와 사망자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도 소강 상태를 보이던 신종 플루가 다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6일 오전 현재 신종 플루 감염자는 세계 22개국 1516명이라고 밝혔다. 하루 새 392명의 추가 감염자가 확인된 것이다. WHO 공식 인정 사망자는 30명이다. 후쿠다 게이지 WHO 사무차장은 “신종 플루가 여전히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NHK는 6일 “WHO가 신종 플루 경계수준을 현 5단계(대유행 임박)에서 곧 6단계(대유행·pandemic)로 격상시키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WHO는 남반구의 신종 플루 확산 양상에 주목하고 있다. 후쿠다 사무차장은 “신종 플루가 겨울철로 접어드는 남반구에서 계절성 인플루엔자와 결합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는 신종 플루 예방을 위해 50억 위안(약 1조원) 규모의 전용 예산을 편성해 투입하기로 했다. 또 홍콩 메트로파크호텔에 엿새째 격리돼 있는 한국인 5명은 건강 등에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호텔 투숙객들의 피로감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불만이 늘어나자 홍콩 정부는 외부 식당에서 자유롭게 식사를 주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한편 한미재계회의가 신종 플루로 무기한 연기됐다. 5∼6일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전제경 홍보실장은 6일 “신종 플루로 인한 감염 우려와 검역 절차가 복잡해 양국 재계가 회의를 미루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다음달 중순 열릴 예정인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번 회의에서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의회 비준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었다.

서울=하현옥 기자
홍콩·베이징=최형규·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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